가해자 83%가 부모 한달에 2명꼴 목숨잃어
하루에 보통 12명에 이르는 아이들이 학대를 받고, 이로 말미암아 한 달에 1~2명꼴로 아이들이 숨지고 있다. 아동 학대의 77.5%가 집에서 일어나고 가해자의 83.4%가 부모다. 28일 국회 안명옥 의원(한나라당)이 밝힌 2005년 ‘선진 한국’의 아동 학대 현주소다.
전국 39곳의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신고 사례를 분석해 내놓은 이 자료를 보면, 지난해 아동 학대 사례는 모두 4633건이었다. 하루에 12.6건꼴로 아동 학대가 일어났다. 이 가운데 생명이 위급할 정도의 응급상황은 605건으로 2002년 310건에 비추어 갑절로 늘었다.
학대로 인한 사망은 21명, 한 달에 1.75명꼴로 무고한 아이들이 어른들의 학대로 목숨을 잃었다. 2001년부터 셈하면 2005년까지 어린이 46명이 학대로 숨졌다. 특히 숨진 아이들의 87%인 40명이 폭력에 저항능력이 없는 8살 이하였다.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아동 학대가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가정 내 발생 건수는 2001년 1686건에서 2005년에는 3589건에 이르렀다. 복지시설에서의 학대 건수도 2001년 43건에서 2005년 253건으로 5배나 급증해 시설에 대한 관리 감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런 학대는 특히 한부모 가정에서 많았다. 학대는 방임(36.3%), 정서 학대(30.5%), 신체 학대(25.9%), 성 학대(4.6%), 유기(2.6%)의 차례로 이뤄졌다.
안명옥 의원은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가족과 가정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가해자와 피해 아동의 특성에 맞는 치료프로그램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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