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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평생 걸고 위안부 진실 밝힐 터”

등록 2006-06-15 23:01

미국에 패해자 존재 알린 동포 2세 김도현씨 방한
“한국 로비력 약해…변호사 돼 국제법정서 다룰 것”
스물두살 청년은 일본군 강제위안부 문제를 알게 되면서 피가 뜨거워졌다. 김도현(27)씨.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나고 자란 한인동포 2세. 2001년부터 미국에서 일본군 강제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재를 알려온 김씨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그는 99년 스탠퍼드대에서 위안부 피해자 김윤심 할머니의 증언을 듣고 이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활동을 벌인 건 2002년. 플로리다주 탬파시 컨벤션센터에서 연 ‘숨겨진 진실: 2002년과 정신대 문제’ 행사 때부터다. 김씨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를 미국으로 초청해 그 실상을 알리고, 강제위안부 참상을 담은 사진전도 열었다.

이를 계기로 30분짜리 강제위안부 특집물이 미국에서 방송됐고, 신문들도 이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탬파시장은 행사일인 5월17일을 ‘위안부의 날’로 공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고국 방문길에도 맨 먼저 위안부 피해할머니들 쉼터인 ‘나눔의 집’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찾았다. “할머니들이 생각보다 건강하셔서 다행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없어요.” 우리 정부가 인정한 일본군 강제위안부 피해자들 가운데 지난해에만 17명이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한국의 월드컵 응원을 보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도 뭔가 계기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응원 열기처럼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 목소리를 한 데 모을 수 있는 결정적인 실마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역사에 대한 교육과 국제사회에서 벌이는 집단 소송’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로비력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했다. 실제 미국 민주당 레인 에반스 하원의원이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 제출한 위안부 관련 결의안은 6년째 표류중이다. 일본쪽의 반대 로비가 심한 데다, 미일 관계 경색을 염려하는 이들이 미국에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 또한 강제위안부 피해 고발 활동을 하며 일본쪽의 방해와 함께, 핏줄을 나눈 동포의 딴죽걸기에 맘고생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강제위안부 문제는 인권·여성폭력·민족 문제가 한데 엮인 동아시아 전반의 문제예요. 벽을 허물고 함께 힘을 모아야죠.”

그는 조만간 로스쿨에 진학할 계획이다. 자격을 갖춘 뒤 국제 법정에서 위안부 문제를 제기해 인류 양심에 호소하기 위해서다. 그는 “평생을 걸고, 수십년이 걸려도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다부진 포부가 여간 든든한 게 아니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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