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춘 명품들 ‘기부문화 동참’
대한민국 유행과 소비의 1번지로 여겨지는 강남구 압구정동 지역에 우리 사회에서 기부와 나눔의 상징인 ‘아름다운 가게’가 들어섰다. 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아름다운 가게’ 압구정점은 중고 명품들의 ‘집합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곳에선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이른바 ‘명품’들이 원래 가격에서 70~90%까지 에누리된 값으로 팔리기 때문이다.
이날 매장엔 기증받은 중고 물품뿐 아니라, 이 지역 주민들과 여러 백화점에서 대량으로 기증한 ‘새것’도 많았다. 패션디자이너 이광희씨가 기증한 새옷 32벌은 60% 할인된 가격인 50만~80만원에 살 수 있고, 나머지 물품도 정가의 10% 정도면 살 수 있다. 압구정점은 이복자 은성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10월 낸 1억5천만원을 종잣돈으로 마련됐다.
이강백 아름다운 가게 사무처장은 “아름다운 가게는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게 목표이므로 소비의 중심지로만 여겨져온 이 곳에서 이 가게를 통해 기부문화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며 “첫날이라 지인들이 많이 기증해주셨지만 앞으로는 ‘명품’보다 ‘좋은 물품’으로 매장을 꾸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압구정점은 지난 2002년 10월 안국동 1호점이 문을 연 이래 72번째 ‘아름다운 가게’로, 강남에서는 양재·논현·봉은사점에 이어 4번째다. 문의 (02)517-3003.
전진식 기자, 선지혜(외국어대 스페인어 3)
인턴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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