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이 늘어나면서 홀로 숨진 노인들이 오랫동안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내의와 자물통이 벽에 걸려 있는 한 홀몸노인의 쪽방 살림에서 쓸쓸함이 묻어난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60대 숨진지 두달만에 발견
경찰, 2년전 보호활동 시작
인력 탓에 5만명만 보살펴
지자체도 예산없어 손못대
정부, 6월 생활지도사에 기대
경찰, 2년전 보호활동 시작
인력 탓에 5만명만 보살펴
지자체도 예산없어 손못대
정부, 6월 생활지도사에 기대
26일 낮 12시30분께 서울 성동구 행당2동 행당4구역 재개발지구에서 김아무개(65)씨가 자신의 집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가 계속 연락이 닿지 않자 2년 만에 찾아온 조카(41)가 방문을 열었을 때 김씨의 주검은 이미 심하게 부패해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였다. 경찰은 주검의 부패 정도와 휴대전화 마지막 통화 기록이 지난해 12월인 점으로 미뤄 김씨가 이미 두달여 전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25년 전 부인과 이혼한 뒤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살았다. 가족간 갈등으로 두 아들도 발길을 끊은 지 오래였다. 여동생이 지난해 여러차례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김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숨진 지 두 달이 넘도록 그의 집을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마침 이 지역은 재개발로 지난해 11월부터 이주가 시작돼 가까운 이웃도 모두 떠났다. 김씨는 오랫동안 택시운전으로 모은 돈이 어느 정도 있어 극빈층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 지역의 사회복지사도 미처 그의 마지막을 지켜주지 못했다. 홀몸노인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고독한 죽음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이 나서고 있지만, 인력·예산의 한계로 대책이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은 2005년부터 지방경찰청과 경찰서 홈페이지, 전화 등을 통해 자식들이 홀로 사는 부모가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면 경찰이 방문한 뒤 안부를 알려주는 ‘독거노인 안전확인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지구대와 치안센터마다 돌보는 이 없는 노인들의 명단을 만들어 순찰 때마다 방문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현재 경찰의 보호를 받는 이들은 전국 홀몸노인 88만여명 가운데 5만여명에 불과하다.
65살 이상 1인가구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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