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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복지위, 국민연금법 개정안 처리 노후빈곤 해법 제시없어

등록 2007-06-29 19:21

김태홍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29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연금의 9%인 현행 보험료율을 유지하되 급여대체율을 현행 60%에서 2028년까지 40%로 하향 조정하는 것’을 뼈대로 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의결하기 위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김태홍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29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연금의 9%인 현행 보험료율을 유지하되 급여대체율을 현행 60%에서 2028년까지 40%로 하향 조정하는 것’을 뼈대로 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의결하기 위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노령연금 대상 70%로 확대
59살 저소득씨는 고물을 주워 팔아서 매달 100만원 정도를 번다. 먹고 살기도 버겁지만, 10년째 국민연금을 붓고 있다. 나이 들어 관절염이 심해진 그는 더이상 일을 못한다고 생각하면 겁이 덜컥 난다. 그래서 매달 9만원의 국민연금을 꼬박꼬박 낸다. 그가 고물 장사 일을 10년 더 하면, 70살부터 최대 월 38만원의 국민연금을 탈 수 있다. 물론 60살이 되는 내년부터 국민연금을 타도 된다. 하지만 감액연금이라 월 19만원에 불과하다. 65살부터 나오는 기초노령연금을 합쳐도 30만원 안팎이다.

29살 나서민씨는 대학 편입학과 취업 재수를 반복하다가 30살이 되는 2008년 1월 첫 출근이 확정됐다. 월급은 180만원이다. 그는 노후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40~50대면 정년 퇴직이라는 ‘사오정’, 50~60대에 직장에 남아있으면 도둑이라는 ‘오륙도’란 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매달 16만2천원(회사 50% 부담)씩 내게 될 나씨가 은퇴 뒤 받을 연금은 얼마일까? 만약 그가 20년 일하고 50살에 은퇴한다면, 10여년 뒤인 60대에는 최대 매달 40만원을 탄다. 여기에 기초노령연금 18만원을 합치면 58만원이다. 현행 최저생계비 44만원을 약간 웃돈다. 그래도 25~30년을 더 일하고 55~60살에 은퇴한다면 약간 낫다. 국민연금은 매달 49만~58만원, 여기에 기초노령연금을 합치면 67만~76만원 정도가 된다. “그래도 ‘용돈’ 수준 아닌가?” 나씨는 오늘도 고민에 빠진다.

29일 ‘용돈 연금’ 논란을 불렀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본격적인 처리 수순에 들어갔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로 유지하되, 받는 돈인 급여대체율을 현행 60%에서 2009년부터 해마다 0.5%p씩 떨어뜨려 오는 2028년까지 40%로 낮추는 게 법안의 뼈대다. 이에 따라 연금기금의 고갈도 2047년에서 2060년으로 늦춰진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는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을 통해 65살 이상 수급 노인 범위를 현행 60%에서 2009년 70%로 확대했다.

국민연금 20년 가입시 월 연금 수령액
국민연금 20년 가입시 월 연금 수령액
이를 두고 시민단체들은 “정부와 정치권이 연금의 재정 불안만을 내세워 급여액을 대폭 삭감했고, 결국 ‘용돈 연금’으로 국민의 노후를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즉각 비판했다.

참여연대와 양대 노총 등 10여개 단체가 참여한 ‘국민연금 정상화를 위한 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어 “연금 개혁은 세대간 부양 책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먼 미래에 연금이 바닥날 것을 고민하는 대신, 눈 앞에 닥친 노후 빈곤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민연금 연대회의 정책위원장인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교수는 “2000년대 초반 유럽 주요국가의 연금지출 총액은 국내총생산(GDP)의 10%인데, 우리는 9%의 보험료와 소득대체율 60%의 급여수준을 유지해도 44년 뒤인 2050년에 국민연금의 지급총량이 국내총생산의 7%에 불과하다”며 “연금기금이 모자라면 국가 재정에서 지원하되 총량만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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