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어린이 식사의 질
어린이재단 실태 조사
22% 하루 두끼이하, 25% 반찬 한두 가지…“명절땐 사각지대”
22% 하루 두끼이하, 25% 반찬 한두 가지…“명절땐 사각지대”
“빈곤아동의 무료급식 수요를 다 챙기질 못하는 데다, 특히 명절 연휴 때엔 사각지대까지 생겨 ‘배고픈 설’이 됐을 우려가 높습니다.”
어린이재단은 9일 빈곤아동의 생활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내 “최저생계비 이하의 절대빈곤에 빠진 어린이는 100만명, 중위소득 50% 이하의 상대빈곤에 처한 어린이는 170만명을 웃돈다”며 “이런 빈곤아동들은 하루 세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반찬 가짓수도 부족해 식사의 질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단은 국민기초생활수급 대상이거나 차상위 계층에 속하는 16개 시·도 8~13살 어린이 1천명을 지난해 10월~11월 방문해 생활 실태를 설문 조사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빈곤어린이의 22.1%가 하루에 두 끼 이하를 먹고, 25.2%는 밥과 함께 먹는 반찬이 한두 가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료급식 경험이 있는 경우는 48%이며, 나머지 가운데 42%도 무료급식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시간적 이유로 아이들의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가정이 많다 보니, 결식 어린이 대부분을 포함해 불규칙적으로 아침을 거르는 아이들은 31%(293명)에 이르렀다. 전체 조사 대상의 16.6%(157명)는 일주일에 두세 차례, 3.2%(30명)는 일주일에 한 차례만 아침을 먹었다. 9.2%(87명)는 아침을 아예 먹지 않았고, 2.0%(19명)는 ‘특별한 날’만 아침을 먹었다.
빈곤어린이들의 가정 유형을 보면, 부모자녀 가정 13%, 모자 가정 17.2%, 부자 가정 9.9%, 소년소녀 가정 15%, 조손가정 9.8%였다.
무료급식을 받아본 아이들은 449명으로 거의 절반에 이르렀다. 무료급식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만족’과 ‘만족’이 83.8%(251명)였으며, 보통이 19.5%(158명), ‘매우 불만족’과 ‘불만족’이 2.7%(18명)였다. 급식의 개선점을 응답한 262명은 주로 ‘식단의 맛과 질의 향상’을 원했다. 이 밖에도 급식의 지속성이나 제 시간대에 먹을 수 있는 정확성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또 무료급식 희망 여부를 밝힌 비수혜자 443명 가운데 185명(41.8%)은 무료급식을 원했다.
어린이재단의 미디어팀 김민수씨는 “아이들이 끼니를 건너뛰는 것도 문제지만 반찬 가짓수 등 식사의 질도 떨어져 건강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