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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전문가 견해] “로마법 강요하면로마에 안간다”

등록 2008-11-07 15:15

자본과 노동이 국경을 넘어 이동한 세월은 참으로 오래다. 이제는 사랑과 돌봄이 결혼 이민이라는 형태로 국경을 넘어서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정 인종이나 종교에 대한 막연한 편견이 누그러졌고, 이들의 정착을 ‘영역 침범’으로 보지 않는 속 깊은 마음씨도 생겼다.

우리 사회는 그러나 여전히 묘한 ‘독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의 생활양식에 응당 ‘이방인들’이 녹아들어와야 하고, 순응해야 한다는 신념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강한 ‘동화주의적 관점’이라고 한다. 이는 곧 결혼 이주여성 등 외국인 주민 지원에 대한 정부의 정책 기조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외국 출신 주민들이 20년 넘게 몸에 밴 자신의 문화를 기억 저편으로 가둬두고, 낯선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라는 요구다. 너무도 가혹한 것 아닌가. 결혼 이주여성들 경우, 고향의 추억은 따뜻한 품, 그 이상의 자기 존재 이유임을 확인하곤 한다. 이제 그들의 가슴 깊이 묻어둔 고향의 모습을 돌려주고, 그들의 다름을 포용해야 한다.

다름의 문화를 미래의 자산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모여야 행복하고 아름다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다문화주의요, 다문화 사회의 정신이다. 또 다양성을 인정하는 진보적 가치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에 대한 댓글이 떠오른다. 그것은 ‘그럼, 로마 안 가!’였다. 찬란한 대국의 오만에 일침을 가하는 이 응답처럼, 한국에 온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에 순응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글로벌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편협한 발상일 뿐이다.

박노동/대전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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