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어버이날을 이틀 앞둔 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정원노인요양원에서 오른쪽 팔다리 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정아무개 할머니(95)가 홀로 누워 낮잠을 자고 있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뒤 1989년부터 이곳에서 살고 있는 정 할머니는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 파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08년 이후 월 9만원 동결
노인 45% “상대적 빈곤”
노인 45% “상대적 빈곤”
지난해 우리나라의 만 65살 이상 노인 인구 550만여명 가운데 67.7%가 기초노령연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노령연금은 만 65살 이상 전체 노인 가운데 소득과 재산이 하위 70%인 사람에게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올해의 경우 연금액은 1인 단독가구 기준 월 9만1000원(부부가구 14만5900원)이다.
보건복지부는 2010년 기초노령연금 수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령자가 2009년(363만명)보다 10만명 늘어난 373만명으로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분석 결과를 보면, 농어촌 지역 수급자가 도시 지역에 견줘 월등히 높았다. 농어촌 81개 지역(기초자치단체 기준) 가운데 수급률이 80%를 넘는 곳은 57곳이었지만, 대도시 지역(74곳)에는 한 군데도 없었다. 시·도별로는 전남(85.5%), 경북(80.4%), 전북(79.3%) 등의 수급률이 높았고, 서울시가 51.3%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빈곤 노인이 많은 현실에 견줘 연금 액수가 너무 적어 노후생활보장제도로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인가구 연금액인 월 9만1000원은 1인가구 최저생계비인 월 53만2583원(2011년)의 17.1%밖에 되지 않는다. 2009년 한국갤럽이 조사한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만족도 조사에서 ‘불만족’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가장 큰 불만으로 꼽은 항목도 ‘수급액이 적다’(97%)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7년 연금관련법 재개정 때 정치권은 2028년까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평균 소득월액의 10%까지 단계적으로 연금액을 인상하겠다고 했지만 2008년 제도 시행 뒤 계속 동결돼왔다.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연금제도개선특별위원회의 공청회에서도 3년치 인상분을 한꺼번에 반영하자는 의견이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연금 수급률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사회복지)는 “한국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4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3%에 견줘 3배나 높은 현실을 감안해, 연금액과 수급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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