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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통일운동단체 간부 ‘간첩몰이’ 국정원 부산지부 ‘수상한 수사’

등록 2011-11-13 17:59

‘공작금 9천만원’ 명세서 제시
검찰 송치땐 혐의 내용 빠져
입금기록 없어 ‘증거조작’ 논란
국가정보원 부산지부가 통일운동단체 간부한테 간첩 혐의로 뒤집어씌우려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통일운동단체 간부를 불러 조사하면서 북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은행 거래명세를 제시했으나, 이 간부의 은행계좌에는 거액이 입금된 기록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면서도 공작금 수수 혐의는 뺐다.

국정원 부산지부는 지난해 8월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도아무개(39) 사무처장을 국정원 부산지부 사무실로 불러 ‘올해(2010년) 3월23일자로 부산은행 계좌로 세 차례에 걸쳐 9000만원이 입금됐는데 북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도 사무처장은 13일 “당시 조사관이 제시한 내 이름의 부산은행 입금명세 실적표에 3100만원과 2900만원, 3000만원이 2010년 3월23일자로 입금된 것으로 돼 있었다”며 “국정원이 간첩 혐의를 씌우려고, 있지도 않은 나의 부산은행 거래명세를 조작했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검찰청 공안부는 뒤늦게 지난 9월2일 도 사무처장을 이적표현물 제작·소지 혐의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면서, 북쪽으로부터 9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는 뺐다. 부산지검은 “국정원이 사건을 송치하면서 보내온 서류에는 통신, 잠입, 이적표현물 제작과 소지, 집시법 위반 혐의만 있었고 9000만원 수수 혐의는 없었다”며 “통신·잠입 혐의는 증거가 불충분해 기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겨레>가 도 사무처장 명의로 된 부산은행 계좌 9개 모두를 확인했더니, 지난해 3월23일엔 입금된 돈이 없었다. 부산은행 9개 계좌의 지난해 3월20일~3월31일 거래명세에서는 입금이 13차례 있었으나, 지난해 3월30일 ㅂ씨가 139만8000원을 보낸 것이 최고 금액이었다.

최성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장은 “국정원이 법원의 영장 없이 도 사무처장의 부산은행 계좌를 열람했다면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한 것이 되고, 거래명세를 조작했다면 증거를 조작한 것이 된다”며 “국정원이 공작금 수수 혐의를 조사하다가 자신이 없자 먼지털기식 조사를 해 다른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부산은행 본점은 “국정원의 도 사무처장 계좌 열람을 허용하는 법원의 영장을 제시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 부산지부는 “법원의 판단을 받고 있는 중이어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도 사무처장은 “당시 국정원 조사관이 제시했던 나의 부산은행 입금명세 실적표를 공개하라”며 국정원의 수사 행태를 규탄하고, 진상 조사와 국정원 조사관 처벌을 요구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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