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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입양보다 싱글맘·아동 인권…국가 책임 막중”

등록 2012-05-10 19:34수정 2012-05-10 19:40

마이클 문(35·국외 입양 한국인·왼쪽) 최형숙(39·미혼모가정협회 기획홍보팀장·오른쪽)
마이클 문(35·국외 입양 한국인·왼쪽) 최형숙(39·미혼모가정협회 기획홍보팀장·오른쪽)
입양인·미혼모 국제콘퍼런스 대담자 마이클 문·최형숙씨
지금까지 정부가 집계한 국외 입양 한국인은 16만4612명. 마이클 문(35·사진 왼쪽)도 그 한명이다. 한국 이름 강용문, 미국 이름 트래비스 마이클 더들리. 두 개의 성이 있지만, 한국 이름 ‘문’자를 따와서 이름만 서로 붙였다. 친부와 양부 모두 성씨를 물려줬지만, 온전한 가족을 주진 못했다. 그가 아버지들의 성씨를 버린 이유다.

최형숙(39·미혼모가정협회 기획홍보팀장·오른쪽)씨는 홀로 아이를 기르는 미혼모다. 2005년 8월 아들을 낳고 국외 입양을 권유받아 바로 입양기관에 보냈다가, 하룻만에 아이를 되찾기로 마음먹었다. 입양기관의 만류로 14일 만에 겨우 아이를 데려와 모자원에서 함께 살아왔다. 현재 8살인 아이는 노래자랑에서 반 대표가 될 정도로 밝게 자랐다.

두 사람은 ‘제2회 싱글맘의 날’(공식 명칭은 ‘입양의 날’)인 11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뿌리의 집’과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이 여는 국제 콘퍼런스에서 대담자로 나선다. 입양보다 싱글맘·아동의 인권과 복지가 앞서야 한다는 행사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마이클은 6살 때 쌍둥이 형제·여동생과 함께 미국 콜로라도 덴버로 입양됐지만 부모에게 성적· 육체적 괴롭힘을 당하다 1년 만에 구조돼 마이애미로 재입양됐다. 인종차별·폭력·낙인에 시달린 끝에 부모마저 이혼해 남매는 흩어졌다. 16살 때 집을 나와 막노동판 일용직을 전전하며 힘겨운 삶을 이어왔다. 쌍둥이 형은 노숙인이 됐고, 여동생은 2006년 임신 6개월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떴다.

“한국에 와 미혼모 아이들이 입양 아동의 90%를 차지하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국외 입양이 너무 쉬워서죠. 정부의 관리감독 소홀 탓이 큽니다. 저는 한국을 좋아하고, 경제발전도 높이 사고 감탄합니다. 그에 걸맞게 싱글맘과 그 자녀들의 인권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를 이행하고 ‘가족 보존’을 지원해 국격을 높이기 바랍니다.”(마이클 문)

최씨는 아들을 직접 키우기 위해 주위 사람들과 ‘투쟁’을 벌여야만 했다. 아이 아빠에게는 아이를 만나줄 것을 요구했고, 미혼모를 배제하고 분리시키는 지역과 학교 등에 매순간 온힘으로 맞서며 살아왔다.

최씨는 아이를 키워보니 그렇게 두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저는 엄마로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미혼모의 모성은 무시해요. 젊고 열심히 일하는데, 모성의 욕구를 가지면 안 되는 집단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입니다. 국가가 싱글맘에게 개입해 임신 때부터 바른 선택을 돕고 상담·양육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아이는 낳은 사람이 키우는 게 가장 좋은 거잖아요.”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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