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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집착이 부른 중학생들의 참극

등록 2012-05-25 19:45수정 2012-05-25 22:44

친했던 친구 피하자 살해
자신도 아파트에서 투신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같은 학교 친구를 숨지게 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한때 친한 사이였고 학교폭력 흔적은 없어, 친구에 대한 집착이 부른 비극으로 추정되고 있다.

24일 밤 11시28분께 부산 사상구 ㄷ빌라 앞길에서 ㄴ중 3학년 ㄱ(15)군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ㄷ빌라 주민 염아무개(36)씨가 발견했다. 13분 뒤 ㄱ군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ㄴ(15)군이 200여m 떨어진 ㄷ아파트 현관 어귀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염씨는 경찰에서 “빌라 앞길에 ㄱ군이 책가방을 깔고 반듯이 누워 있고 그 위에 ㄴ군이 누워 있어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ㄴ군이 ‘제가 안 그랬어요. 누가 그랬는지 알고 있어서 잡으러 간다’며 일어나 뛰어갔다”고 말했다.

ㄱ군이 숨져 있던 현장에는 노끈과 길이 30㎝의 흉기가 있었다. ㄴ군의 호주머니에서는 이날 저녁 슈퍼마켓에서 노끈과 흉기를 구입하고 받은 영수증이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ㄴ군이 학원에서 돌아오는 ㄱ군을 기다리다가 노끈으로 ㄱ군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ㄷ아파트 25층 옥상에 올라가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두 학생은 1학년 때 같은 반에서 친하게 지냈으나 2학년 때 반이 갈렸다. ㄴ군은 2학년 담임교사한테 “○○이와 같은 반이 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등 ㄱ군을 자주 만나기를 바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ㄱ군은 부모와 담임교사한테 여러 차례 “나를 따라다니는 ○○이가 부담스럽다”고 털어놨고, ㄱ군의 부모는 지난해 6월 ㄴ군에게 ‘3개월가량 자신의 아들을 만나지 말라’고 말한 적도 있다.

ㄴ군은 2학년 때 반장을, 3학년이 된 올해는 부반장을 맡고 있으며, 두 학생 모두 성적이 상위권이었다고 학교 쪽은 밝혔다.

경찰은 ㄴ군이 ㄱ군 등한테 맞거나 따돌림을 당한 정황이 없다는 점에서 ㄴ군이 ㄱ군을 좋아한 나머지 숨지게 한 ‘동성 친구에 대한 집착이 부른 비극’으로 추정하면서도, 정확한 동기를 찾기 위해 두 학생의 최근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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