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인권·복지

[이사람] 생활고 겪는 시민활동가의 ‘버팀목’ 될게요

등록 2013-04-23 19:32수정 2013-04-24 09:43

송경용(54)씨
송경용(54)씨
시민단체 활동가 협동조합 ‘동행’
초대 이사장 송경용 신부

평균 월급 100만~110만원
4대보험·연금 가입도 못해
자활 돕고 정당한 대우 절실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생활고에 짓눌려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은행에서 대출조차 받지 못합니다. 지역의 한 50대 활동가가 눈물을 흘리며 ‘공제회’를 꼭 만들어보자며 두 손을 잡을 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삶은 고달프다. 저임금 탓에 상당수가 수천만원씩 빚을 지고 있다. 4대보험과 연금 가입을 못하는 단체가 많아 노후 설계는 엄두도 못 낸다.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이들과 동고동락했던 ‘나눔과 미래’ 이사장 송경용(54·사진) 성공회 신부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하고자 2년 전부터 발 벗고 나섰다. 그가 생각한 ‘대안’은 공제조합을 만들어 시민 활동가들이 스스로 자활의 길을 만들고 상부상조하자는 것이다. 그 결과 2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시민사회 공익활동가 공제회를 위한 사회적 협동조합 ‘동행’ 출범식을 연다. 그가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결혼 8년차 활동가의 월급이 133만원이다. 활동가 평균 월급은 이보다도 적어 100만~110만원에 불과하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희생하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던 이들이 정작 우리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시민사회 활동가 6명이 과로 등으로 숨졌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나마 유족들이 받는 보상은 주변에서 십시일반 모은 200만~300만원의 위로금이 전부다.

송 신부는 시민 활동가들의 법적 지위도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공문서를 작성할 때 ‘직업란’에 해당사항이 없어 ‘기타’ 또는 ‘무직’을 선택할 때가 허다하다”고 했다. 블랙코미디 같은 현실도 있다. 시민단체의 중견 활동가조차 집안 어른들에게 ‘너 언제 취직할래?’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영국에서 7년간 연수를 했던 송 신부는 “유럽 각국에선 시민 활동가가 ‘채리티 워커’ 또는 ‘액티비스트’로 규정된 존경받는 직업이다. 이들에게 정당한 대우도 해주고, 이들을 지원하는 재단도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나라 활동가들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사회 변혁운동에 큰 기여를 했지만 신분과 법적 지위는 너무나 형편없다”며 한숨지었다.

‘동행’ 출범식에는 환경·여성·노동·지역 등 1천여개의 각종 단체가 참여한다. 전국적으로 10만명가량으로 추산되는 시민 활동가 가운데 우선 3만명을 회원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그는 “아직도 빈곤과 차별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활동하느라 자신들을 돌볼 틈이 없는 이들에게 이제는 관심과 격려를 보내야 한다. 활동가들을 위한 조합은 세상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훈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 can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4500원 더 벌려 잔업하는데…천장 와르르”
KBS ‘수신료 인상안’ 다시 꿈틀
‘원조 오빠’의 마법에 빠지다
포스코에너지, 승무원 폭행 임원 사표 수리
‘간 손상 우려’ 어린이 타이레놀 시럽 판매금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