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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유현석공익소송기금은 ‘마법의 샘’

등록 2014-06-02 18:32수정 2014-06-02 22:06

주영달(47) 변호사
주영달(47) 변호사
기금팀장 주영달씨 비결 공개
변호사 23명이 수임료 재기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라 퍼낼수록 다시 차오르는 ‘마법의 샘’이 됐다. 유현석공익소송기금을 두고 하는 말이다.

“10년 전 고 유현석 변호사께서 유지를 남겼을 때는 사실 ‘공익소송’의 개념조차 낯설었고, 5년 전 가족들이 유산과 사재를 모아 1억원의 기금을 출연했을 때도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 누구도 확신을 할 수 없었지요. 무료 변론의 선례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지난달 26일 서울 혜화동성당에서 천주교인권위원회가 마련한 유현석 변호사 10주기 추모식에서 유현석공익소송기금 팀장 주영달(47·사진) 변호사가 보고한 2009~2014년 운영 내역을 보면 기금의 원금이 1600여만원 늘어나 있다. 수익사업을 한 것도, 추가 출연을 한 것도 아니다. 5년간 54건의 공익소송을 무료로 수임받아 진행해온 결과다.

“비결이요? 운영보고서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비교해보면 답이 보일 겁니다.”

실제로 지출 항목을 보면 수임료로 6700여만원이 나간 게 거의 전부다. 공익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천주교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 23명에게 지급한 사건당 50만~100만원씩의 수임료와 교통비 등이다. 그런데 이 금액은 수입 항목의 승소 사건 변호사 출연금 6500만원과 거의 맞먹는다. 변호사들이 소송에서 이겨 받은 성공보수를 고스란히 내놓은 것이다. 거기에 지금까지 종료된 17건 가운데 11건을 승소해서 회수한 소송 비용도 약 800만원이 쌓였다. 흑자를 내어 얻은 기금의 이자도 1000만원이 넘는다.

주 변호사는 “공익기금 지원을 받아 간첩조작 사건 재심을 통해 억울한 누명을 벗은 고아무개씨처럼 국가에서 받은 배상금의 일부를 ‘익명’으로 기부하는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더불어 10주기를 맞아 유 변호사의 자녀 6남매가 3000만원을 추가로 출연한 덕분에 기금은 모두 1억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공익기금은 앞으로도 계속 쌓여가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될 듯싶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승소률 65%에 비춰볼 때 현재 진행중인 37건의 이길 확률도 높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기금의 흑자 자체도 다행스럽지만 개인이 혼자서 할 수 없는 사회적 인권 문제를 제기해 잘못된 법과 제도의 개선까지 이끌어낸다는 기금의 본래 목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탄탄해졌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주 변호사는 ‘소송’이란 방식 자체가 이미 발생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사후 대처일 수밖에 없고, 패소가 명확하더라도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한계도 있지만 ‘사회적 주의 환기’를 위해 문제 제기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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