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조사결과…억대부자 1009명도 ‘저소득층 생계비’ 받아
절반이 넘는 차상위계층 가구주가 고혈압·당뇨병·충치 등 만성질환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계층 가구주의 상당수는 노인이나 장애인·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차상위계층은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20%를 넘지 못하면서도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가 아닌 저소득 빈곤층을 말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들을 263만명으로 추계했다.
이런 결과는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차상위계층 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복지부는 20일 소득계층별로 4400가구를 표본조사해 보니 차상위계층 가구주의 52.3%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63.2%의 가구주가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구주가 장애인·여성인 경우도 적잖았으며, 이러다 보니 이들은 대체로 직업이 없는 등 불완전한 고용상태에 놓여 있다. 전체 생활비의 28.6%가 식비이며, 보건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 계층의 4.4%보다 갑절이 넘는 9.3%에 이르렀다. 실제 조사 대상 가구의 73.2%가 의료비 지출이 가계에 큰 부담이 된다고 답해 의료비에 대한 정부 지원이 시급함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사교육비는 지출의 3.3%에 불과했다. 많은 가구가 빚을 지고 있으며 그 이유로는 생활비(54%), 의료비(11.9%), 교육비(5.4%), 주거비(4.5%)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앞으로 생활수준이 나아질 것이냐는 물음에 47.2%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보였다. 이는 전체 계층의 34.5%에 견줘 12.7%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올 3월부터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및 부양의무자 123만명을 대상으로 금융자산을 조사해본 결과 금융자산이 3500만원이 넘는 대상자가 3764명에 이르렀다며, 이들을 중점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자산이 1억원이 넘는 대상자도 1009명이나 됐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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