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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무국적 탈북소녀 은주, 마침내… “등교 소원 이뤄져 꿈만 같아요”

등록 2015-10-19 21:15수정 2015-10-20 10:34

24일 오후 70살의 탈북자 할머니와 무국적자인 손녀가 서울 노원구의 집에서 손을 꼭 잡은 채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지금으로선 서로가 한국에서 유일한 혈육이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4일 오후 70살의 탈북자 할머니와 무국적자인 손녀가 서울 노원구의 집에서 손을 꼭 잡은 채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지금으로선 서로가 한국에서 유일한 혈육이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각계 도움으로 중학교 ‘특례 편입’
생애 처음 교복 맞추고 감격
국적 판정심사는 아직 진행중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학교조차 다닐 수 없었던 ‘무국적 탈북 소녀’ 은주(가명·15)가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됐다.

19일 은주는 서울의 한 중학교 3학년 학생으로 첫 등교를 했다. 은주의 사연(▶15살 은주 “저는 탈북자도 못되는 무국적자예요”)이 알려진 뒤 서울시교육청이 법적 근거를 찾아 은주에게 ‘특례편입’ 기회를 준 것이다. 은주는 지난해 7월 탈북자인 할머니 박현순(가명·70)씨를 따라 한국에 왔지만, 조선족 아버지는 중국에서 사망했고 어머니도 탈북 과정에서 행방불명돼 불법체류 신분이라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은주의 사연이 알려진 뒤 서울시교육청은 “다문화 학생은 교육감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다문화 학생 특별학급이 설치된 중학교에 입학, 전학 또는 편입학할 수 있다”는 조항(초·중등교육법 시행령 75조)을 ‘융통성 있게’ 적용해 은주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줬다. 은주가 다니던 대안학교 교장이 보증을 섰고, 은주가 다니게 될 새 학교 교장도 이를 받아들였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탈북자 무국적인 은주의 경우 적용할 법을 찾기 어려웠다.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은주는 이날 생애 첫 교복을 맞추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은주는 “두달 뒤 기말고사를 보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친구들만큼 좋은 성적을 받고 싶다. 고등학교 가서도 열심히 공부해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할머니 박씨도 “이런 도움을 얻을 줄 상상도 못 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은주의 국적 판정 심사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달 말 할머니와 은주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유전자 검사를 다시 받을 예정이다. 은주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제이앤씨의 구충서 대표변호사는 “당장 법을 새로 만들지 않더라도 은주가 국적을 인정받아 모범적인 선례로 기록된다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 아동청소년들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은주와 같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탈북 아동청소년을 위한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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