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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나쁜 일자리’ 초단시간 노동 해마다 9.2% 증가

등록 2016-11-08 23:18

인권위, 초단시간 노동 관련 실태조사
임금 등 노동조건은 악화…여성비율 급증
노동법 사각지대 방치…제도 개선 시급
일주일에 15시간에 못 미치게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임금을 비롯한 노동조건은 오히려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일자리의 대부분은 저학력의 청년층과 노인층으로 채워지고 여성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등 초단시간 노동이 노동조건의 하향 평준화를 이끄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8일 서울 인권위 11층 배움터에서 ‘초단시간 근로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책 대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조사는 인권위가 한국비정규직센터에 의뢰해 지난 4월부터 6개월 동안 전국의 초단시간 노동자 약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과 심층면접, 자료 조사 등을 통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 2002년부터 2015년까지 초단시간 노동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9.2%로, 주 15~36시간 노동하는 단시간 노동자 증가율(7.6%)보다 높았다. 특히, 전일제 노동(2.2%)보다는 4배 이상 높아 전일제 고용이 증가해야 할 몫의 많은 부분이 초단시간과 단시간 고용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됐다.

초단시간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2002년 55만원에서 2015년 30만1000원으로 감소했다. 세대별로는 청년층이 2002년 주 7.5시간에서 2015년 10.2시간으로 노동시간은 늘어난 반면 임금은 42만3천원에서 31만원으로 줄었고, 고령층은 노동시간(9.3시간→8.6시간)과 임금(37만8천원→21만7천원)이 동시에 줄었다. 반면 중장년층은 노동시간(9.0시간→8.6시간)은 줄고 임금(36만5천원→44만3천원)은 증가해, 상대적으로 더 사회적 약자인 청년층과 고령층의 임금조건이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단시간 노동자의 성별 비율은 2002년 여성이 남성보다 1.8배 높았던 데서 2015년 2.4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연평균 증가율도 여성은 9.9%, 남성은 7.7%였다.

이들은 4대 사회보험 중 산재보험을 제외한 고용보험,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의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어서 사회보험 보호를 거의 받지 못한다. 또 유급주휴일·주휴수당과 연차유급휴가·연차수당, 퇴직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2년 넘게 근무해도 기간제법에 따른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인권위 관계자는 “초단시간 일자리 확대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근로기준법 등에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항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짚었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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