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 있는 신용산초등학교 교문 앞에 일부 학부모들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반대하는 조화를 세워뒀다. 독자 제공
지은지 40년이 넘은 학교 건물을 새로 짓거나 고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두고 서울 시내 학교 10곳 학부모들이 연합회를 꾸리는 등 조직적인 반발을 이어가자 서울시교육청이 재차 설득에 나섰다.
서대문구 연희초, 동작구 영본초·중대부중, 영등포구 대방초·여의도초·여의도중, 용산구 신용산초·용강중, 강남구 언북초·도성초 등 10곳 학부모들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선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낡은 학교 시설·환경을 개선해달라는 교육 공동체의 오랜 숙원 사업이며 특히 40년 된 이상 된 학교들 가운데서도 석면 제거, 내진 보강이 시급하게 필요한 학교 등을 우선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과 관련해 2025년까지 93곳은 새로 짓는 개축 대상, 120곳은 부분적으로 고치는 리모델링 대상 학교로 선정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올해 사업 대상으로는 각각 35곳과 22곳을 선정했는데 리모델링 선정 학교를 중심으로 학부모 반발이 잇따라 22곳 가운데 6곳은 사업이 철회됐고 하반기 추가 선정 절차도 사실상 멈췄다.
서울시교육청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학부모 의견수렴 과정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경청하고 있지만 일각에서 사실과 다른 정보들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업의 본래 취지가 호도되고 잘못된 정보가 재생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가 혁신학교라거나 혁신학교로 가기 위한 전 단계”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지정되면 “종이책이 사라지고 전자책이 도입돼 아이들의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거나, “교내에 와이파이가 설치되면 게임에 중독돼 수업 결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과장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이 도입되면서 모든 학교에 무선 와이파이가 설치됐고 학습에 관계되지 않은 유해한 누리집 접근은 차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사 과정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게 될 모듈러 교실(임대형 이동식 교실)의 안전성 우려와 관련해서는 “일반 건물 수준의 내진·소방·단열 성능을 갖췄고 특히 스프링클러, 환기장치, 공기청정기 등을 설치해 공기 질이나 소방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조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서 7월26일 교육부가 조달청 및 소방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모듈러 교실에 대해서도 일반 건물처럼 소방서에서 소방시설 완공검사를 하게 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학교 내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은 양보하거나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교육 공동체와 적극 소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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