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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인터넷 ‘점수공개 카페’ 떴다

등록 2006-02-12 19:40수정 2006-02-12 23:53

등장 5년째 모두 500여곳…대입지원생들 1백여만명 ‘클릭’
학과별로 자기점수 올려놓고 비교…“새 입시전략 연구소”
올해 ㅎ대학 사회과학대에 지원해 합격한 정아무개(19)양은 입시에서 ‘인터넷 점수공개 카페’(점공카페)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고 여기고 있다. 수능에서 352점(400점 기준 변환점수)을 얻은 정양에게, 학교와 학원의 입시담당 선생님들은 모두 “예상 합격선(365점)을 제시하며 그 점수로는 합격이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정양은 이른바 ‘점공카페’에 공개된 다른 수험생들의 점수 분포(350~355점)를 보고 원서를 냈다. 정양은 “카페에 공개된 점수와 분석 결과가 적중한 것”으로 믿고 있다.

이른바 ‘점공카페’들이 대입 수험생들에게 또 하나의 ‘입시전략연구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대학별 혹은 학과별로 만들어지고 있는 이들 점공카페에선, 응시한 수험생들이 수능성적과 내신점수를 스스로 공개하고, 서로 견줘 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점공카페는 보통 해당 대학 재학생들이 운영하고 있다. 한 운영자는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종합해 통계를 제공함으로써 믿을 만한 입시 정보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이런 점공카페들은 2002년부터 등장했다. 수능 성적표에 전체 석차 백분위의 공개가 중단되면서, 최종 입시결과가 입시학원의 대학 배치표와 사뭇 다른 ‘이변’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좀더 정확한 입시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점수와 지원 대학·학과를 교환하는 ‘자구책’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금까지 대학에 따라 만들어진 점공카페는 서울 주요 대학부터 지방 전문대까지 500개가 넘는다. 회원도 3천명에서 많게는 2만명이 넘는 곳도 있다.

지원할 대학을 결정하는 데 점공카페의 ‘정보’에 크게 의존했다는 김아무개(18)양은 “옛날 정보를 바탕으로 한 입시담당 선생님의 조언이나 사설학원의 배치표를 전적으로 신뢰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수험생들 사이에 카페가 널리 알려지면서 ‘그들만의’ 표현도 생겼다. 미달 사태로 합격권 밖에 있던 수험생이 합격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빵구’와, 자기 점수를 거짓으로 공개해 지원자들을 속이는 ‘훌리’(훌리건의 준말)가 대표적이다.

점공카페는 지난주 대학들이 추가합격자 발표를 시작하면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카페 회원들은 예비합격 순위를 공개하고, 서로 어느 대학이 합격 확률이 더 높은지를 가늠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점공카페 ‘한양바라미’(12일 현재 회원수 2만877명) 회원으로, 한양대 예비합격자인 이아무개(19)군은 “내가 지원한 학과의 등록 포기 상황을 확인하고픈 욕구에 사이트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입시생들 스스로의 참여를 통해 입시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 거짓 성적을 공개하는 ‘훌리’들이 적지 않은 탓이다. 서울 휘문고 이한식 교사는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졸업생들의 성적 누적자료와 외부 자료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이런 카페가 가뜩이나 불안한 학생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ㄱ고등학교 3학년 송아무개(19)양도 “익명을 전제로 하는 정보를 100% 믿을 수 있겠느냐”며 “참고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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