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마포구 강북종로학원 수능 분석 상황실에서 국어 선생님들이 시험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 난이도가 지난해 수능과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고, 비교적 쉽게 출제됐던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오전 교육부 브리핑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 소속으로 출제 경향을 분석한 교사들은 “6월 모의평가 난이도와 비슷하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어려운 수준으로 상위권 변별력은 있고 중·하위권에는 다소 어려웠던 시험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6점으로 지난해 수능(144점)보다 2점 높았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평균이 낮아져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진다. 2020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이었던 점에 견줘보면 국어 영역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9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27점에 그칠 정도로 쉬웠던 만큼 이날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낮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가 도입돼 지난해 수능과 직접적으로 난이도를 비교하긴 어렵지만, 공통과목인 독서와 문학은 지난해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하다는 게 교사들의 평가다. 독서의 경우 지문의 길이가 짧아졌는데, 특히 학생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과학’ 영역의 지문이 사라지고 ‘기술’ 영역의 지문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부담이 덜어진 측면이 있다. 다만 개념을 추론해야 하는 과정이 많아 학생들이 다소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문학 분석을 맡은 윤상형 영동고 교사는 “문학 작품의 난이도는 학생들이 감상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작품 감상은 다소 평이하게 받아들였겠지만 문제 풀이 과정에서는 상대적으로 집중도를 요하는 문제들이 좀 많았다”고 말했다.
선택과목인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의 경우에도 소재 자체는 학생들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문제의 답이 명확이 구별되는 문항들이 많아 평이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상위권 변별력을 가르는 ‘고난도’ 문제는 4개 정도 꼽혔다. 전통적으로 국어의 변별력은 독서 영역에서 나뉘는데 올해도 독서 영역 7~8번과 13번이 ‘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7~8번은 ‘헤겔의 변증법’이라는 학생들에게 다소 난도가 있는 소재인 데다가 7번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다는 점에서, 8번은 헤겔과 지문의 글쓴이가 대화하는 형태를 취한다는 점에서 문제 설계가 새로웠다는 평이다. 13번은 기축통화, 환율 변동 등을 소재로 했는데 지문 자체의 난도는 높지 않지만 추론해야 하는 정보량이 많았다. 문학 영역에서는 이육사의 ‘초가’와 김관식의 ‘거산호2’ 를 비교하며 풀어야 했다는 점에서 22번이 변별력 있는 문제로 꼽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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