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021년 11월18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제15시험지구 제20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전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를 202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수도권 4년제 대학의 정시 모집 비율은 35.6%로 비수도권 대학의 3배에 이른다. 전국 4년제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은 34만4296명으로 2023학년도에 견줘 4828명이 줄었다. 감소분의 대부분은 대규모 미충원 사태가 발생한 비수도권 대학에서 나왔다. 수도권 대학들은 되레 정원이 소폭 늘어 2025학년도부터 본격화되는 교육부의 대학 정원 감축 권고를 앞두고도 선제적 대응을 하기 보다는 일단 버티는 모양새다.
2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전국 4년제 대학 196곳의 ‘2024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의 ‘정시 40%룰’(서울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정시 비중을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 끌어올리도록 권고)이 2024학년도에도 유지되는 가운데, 수도권 대학의 정시 모집 비율은 35.6%로 2023학년도 35.3%에 견줘 0.3%포인트 늘었다. 비수도권 대학의 정시 모집 비율은 2023학년도 13.9%에서 2%포인트 줄어든 11.9%로 수도권 대학의 3분의1 수준이다.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비수도권 대학은 학생을 우선 선발하기 위해 수시 모집을 선호하는데, 그 비율이 2023학년도 86.1%에서 2024학년도에는 88.1%로 늘었다. 반면 수도권 대학의 수시 모집 비율은 2023학년도 64.7%에서 64.4%로 소폭 줄었다.
모집정원은 전국적으로 7762명이 줄고 2934명이 늘어 2023학년도에 견줘 4828명이 줄어들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대학은 1196명(수시 학생부 전형 1065명 포함)을 줄이고 1721명(정시 수능 위주 전형 593명 포함)을 늘려 결과적으로 525명이 늘어났다. 비수도권 대학도 수시 실기·실적 위주 전형 933명 등 1213명을 늘렸지만 줄어든 정원이(6566명)이 워낙 커 결과적으로 5353명이 줄었다. 정원 감소분(7762명)의 84.6%가 비수도권 대학에서 나왔고, 수도권 대학은 15.4%에 그쳤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교육부의 정원 감축 권고는 2025학년도부터 실질적으로 적용되는만큼 미충원 위기 체감을 못하고 있는 수도권 대학들이 등록금 수입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미리 정원을 감축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학기본역량진단을 통과한 자율혁신대학들은 다음달까지 적정 규모화 계획(2023~2025학년도)을 교육부에 제출해야 한다. 향후 권역별 유지충원율 점검 결과에 따라서는 정원 감축 권고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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