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일 4개국 가운데 한국의 고교생이 대학 진학에 가장 관심이 높은 반면, 일본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청소년연구소 등이 지난해 10~12월 4개국 고교생 7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중요하게 여기는 일’로 희망하는 대학 진학을 꼽은 응답자(복수응답)는 한국에서 78%에 이르렀다. 중국 76.4%, 미국 53.8%인 반면 일본은 29.3%에 그쳤다. 한국과 중국 고교생의 다수가 “대단히 관심을 갖고 있는 일”로 ‘장래 진로’를 든 데 비해, 미국은 ‘친구관계’, 일본은 대중문화(만화·잡지·드라마)와 휴대폰, 유행 등을 꼽았다.
원하는 학생상으로 공부 잘 하는 학생을 꼽은 응답자는 일본 40.5%, 한국 67.4%, 중국 79.5%, 미국 83.3%이었다.
일본 고교생은 학업성적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낮아 성적이 나아지는 게 중요하다고 여기는 응답자가 다른 나라에선 73~75%인 반면, 일본에선 33%에 그쳤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냐는 물음에서도 일본은 25.8%만 그렇다고 대답해 한국(61.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미지에 대한 도전과 리더십, 정의감 등의 항목에서도 일본은 최하위였다. 이런 현상은 일본에서 장기간 추진해온 수험전쟁·학력지상주의 극복의 결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일본 전문가들은 일본 고교생들이 지나치게 학습이나 진학 의욕이 부진하다고 우려하면서, 다른 나라 학생들이 미래지향적인 데 비해 일본 학생들은 현재지향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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