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주최로 열린 외고, 자사고, 국제고 폐지 반대 기자회견 및 정책토론회에서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왼쪽)가 기조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 1.45대 1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정원 미달 학교도 절반으로 줄었다. 외고·자사고 폐지가 사실상 무산되고, 정시확대 정책이 계속되면서 자사고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모집한 서울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 원서 접수 현황을 발표했다. 서울 16개 자사고(하나고 제외)는 일반 전형을 기준으로 신입생 5022명을 모집했는데, 7265명이 지원해 1.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인 1.3대 1보다 소폭 올랐다. 모집정원에 비해 지원자 수가 적은 ‘미달’ 자사고는 2개교로, 지난해 4개교보다 감소했다. 최근 3개년 서울시 자사고 입학 경쟁률을 보면, 2021학년도 1.09대 1, 2022학년도 1.3대 1, 2023학년도 1.45대 1로 2년째 경쟁률이 오르고 있다.
자체 전형을 실시하는 서울 은평구의 하나고는 160명을 모집하는데 440명이 몰려 2.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른 16개 자사고와 달리 하나고는 서울시 중3 학생과 전국 군인 및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외고와 국제고 경쟁률도 상승했다. 서울 지역 외고 6개교의 2023학년도 신입생 경쟁률도 일반전형 기준 1.39대 1로, 지난해 1.27대 1에 비해 소폭 올랐다. 모집정원보다 지원자가 적은 외고는 지난해 2개교에서 올해 1개교로 줄었다. 서울 국제고의 경우, 일반전형 기준 2.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국제고의 지원율 역시 지난해 1.66대 1에 비해 올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장훈고의 일반고 전환으로 모집정원이 줄어든 점, 현재 중3 학생들이 출생아 수가 늘어난 ‘황금돼지 해’(2007년)에 태어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미미하지만 경쟁률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서울 17개 자사고가 신입생을 모집했는데 지난 7월 장훈고가 일반고 전환을 신청하면서 모집정원이 5269명에서 5022명으로 줄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자사고·외고 존치 가능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자사고 관련 정책이 미친 영향도 없진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 문이과 통합수능에서 이과가 유리하다는 분위기가 생기며 이과 중심으로 운영되는 자사고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한 것 같다”며 “새 정부 들어 특목고·자사고 폐지와 관련한 교육 정책이 변화했고, 정시 확대 기조 역시 유지되면서 특목자사고 선호도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한다”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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