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전형은 학교는 물론 학과에 따라서도 달라지기에, 관심 있는 대학을 추려낸 뒤 희망 대학 입학처 누리집을 즐겨찾기 해두고 입시 요강을 내려받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사진은 김성일 대표(대학으로잇다)가 대입 장애인 전형 설명회를 진행하는 모습. 김성일 대표 제공
대입은 ‘강점’ 싸움이다. 학생 자신이 어떠한 강점을 가졌는지 파악해 전략을 세운 뒤 3년 동안 지치지 않고 달려가야 하는 레이스다. “우리 아이가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 “대입 전형은 대체 왜 이리 복잡한 건가”라며 울상 짓는 학부모들에게 가장 높은 문턱은 역시 복잡한 입시 전형이다.
예비 고3과 학부모들은 이미 2024학년도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11월16일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날짜를 붙들고 수시와 정시 전략에 관해 고민하는 중이다. 입시 전략의 기초가 되는 대입 전형의 종류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나라 대학 입시 전형은 크게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으로 나뉜다. 전국 고등학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고 학생 기준으로 수시모집은 학생부 종합전형(이하 종합전형), 학생부 교과전형(이하 교과전형), 논술전형, 기회균형전형, 농어촌전형, 특기자전형 등으로 분류한다. 지원 학생 숫자 등 규모에 따라 분류하자면 수시모집은 크게 종합전형, 교과전형, 논술전형으로 나뉜다. 예체능 계열의 경우 실기 전형이 포함되기도 한다.
수시는 한마디로 수능 성적이 아닌 다른 요소로 대학 합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전형이다. 수시모집의 경우 4년제 일반대학을 기준으로 학생 한 명당 최대 6개의 원서를 쓸 수 있다. 학생 한 명이 6개의 ‘매직 카드’를 들고 있는 셈이다.
물론 대학마다 전형이 다르기에 ‘교과전형+실기 및 실적’ 등과 같이 여러 전형을 혼합한 경우도 있다. 전형 단계에 ‘면접’을 포함하기도 한다. 희망 대학을 정한 뒤 입학처 누리집에서 모집요강을 내려받아 전형에 따른 지원 절차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입학 전형은 학교는 물론 학과에 따라서도 달라지기에, 학생들은 관심 있는 대학을 추려낸 뒤 희망 대학 입학처 누리집을 즐겨찾기 해두는 것이 좋다. 모집요강에 자주 등장하는 ‘학생부’는 고등학교 재학 중 작성되는 ‘학교생활기록부’를 줄인 말로 ‘생기부’라고 줄여 부르기도 하니 참고하자. 논술전형은 인문·사회 계열 학생 가운데 지문 해석 및 작문 능력에 자신 있는 학생들이 도전한다. 수리·과학 계열 학생 중에서는 문제 풀이 능력이 우수한 수험생들에게 유리하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경우 고교 1학년 때부터 내신 성적을 1~4등급 안팎으로 잘 관리해야 하고, 교내에서 시행하는 각종 대회나 동아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고1 때부터 학생 스스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사진은 김성일 대표(대학으로잇다)가 대입 장애인 전형 설명회를 진행하는 모습. 김성일 대표 제공
종합전형은 교과 성적뿐 아니라 학생부의 여러 영역을 함께 고려해 학생을 뽑는다. 종합전형의 취지는 내신 성적을 비롯해 학생부 기록과 면접 등으로 지원자의 수준과 잠재력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내신 성적을 1~4등급 안팎으로 잘 관리해야 하고, 교내에서 시행하는 각종 대회나 동아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고1 때부터 학생 스스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수행평가를 합산해 매 학기 말에 받은 성적표뿐 아니라 자율 활동, 봉사 활동, 진로 활동,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독서활동상황 등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전형이기에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불린다. 성적 외 다양한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뜻이다. 예비 고3은 물론 희망 대학을 추려낸 고1, 고2 학생들은 매해 바뀔 수 있는 대학의 입시 요강과 선발 결과 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종합전형에서 여전히 많은 학생을 선발하기에, 대부분의 일반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종합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여러 비교과 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그렇지 않은 학교의 경우 이른바 ‘내신 따기가 어려워’ 대부분의 학생이 수능 등 정시 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한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1월1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교과전형은 말 그대로 고교 교과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보는 중간고사, 기말고사와 수행평가를 합산해 학기 말에 받은 성적표를 기준으로 대학에 가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즉 자율 활동, 봉사 활동, 진로 활동,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 다른 학생부 영역보다 교과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경우에 활용하는 전형이다. 다만 대학별 학과 및 전형에 따라 반영하는 교과목 개수, 비율 등이 달라지니 입시 요강 확인은 필수다.
교과전형은 내신 성적이 주된 평가요소이고, 여기에 더해 ‘수능 최저’라 불리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대학들이 많다. 내신 성적이 1순위 평가요소라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상당히 높은 교과 성적을 요구한다. 서울 최상위권 대학교의 경우 대체로 내신 1점대 초중반을 웃돈다.
학생들은 보통 수시모집 시즌에 교과전형으로 1~2개 대학에 원서를 쓴다. 종합전형은 정성평가가 주를 이루기에 합격할 거라는 보장이 확실하게 없지만, 교과전형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향 지원 카드로 활용하는 편이다.
특히 교과전형의 경우 2022학년도부터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들에서 해당 전형을 늘리며 수시모집에서 중요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교과목 성적이 주된 평가요소인 만큼 졸업생 등 엔(N)수생들이 활용하는 전형이기도 하다.
논술전형은 학생이 작성한 논술문 등 문제 풀이 해설문이 주된 평가요소가 되는 전형을 말한다. 문과 논술은 글쓰기가 주를 이루고, 이과 논술은 난도가 높은 수학이나 과학 문제를 푸는 것이 이 전형의 핵심이다. 선발 인원 자체가 적어 경쟁률이 치열할 뿐 아니라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존재하고, 해당 입시를 준비할 때 사교육 비용이 고가에 형성돼 있는 전형이기도 하다.
흔히 ‘수능 성적으로 대학 간다’라고 설명되는 정시모집은 4년제 일반대학을 기준으로 가군, 나군, 다군으로 나누어 학생당 최대 3개 대학에 원서를 쓸 수 있다. 전형에 따라 실기 전형이나 면접이 추가될 수 있다.
정시모집의 핵심은 모의고사 성적을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어느 대학의 정시 합격권에 들어가 있는지 확인함과 동시에, 정시에서는 같은 등급이라도 백분위 점수에 따라 지원 대학 수준이 크게 달라지므로 과목별 평균백분위를 통해 지원 가능 대학권을 체크해봐야 한다. 각 대학에서 발표하는 전년도 합격 결과 자료를 참고하되 모의고사 점수임을 참작해 보수적으로 판단할 것을 권한다.
오는 1월26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교육 5층 카페에서 열리는 ‘장애학생 대학 입시 설명회’(무료 강의) 포스터.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교육 누리집(www.hanter21.co.kr)에서 ‘장대비’를 검색하면 된다. 한겨레교육 제공
최근 발달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주인공인 드라마가 큰 화제가 되며 장애인 대학 진학에 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교육부에서도 지난해 2월 ‘장애인 고등교육 지원 종합방안’을 통해 기존 장애인 대입 전형을 개선하고 일부 의무화하는 등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장애인이나 특수교육대상자인 수험생을 위한 특별전형의 경우 보통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진행한다. 수시모집 종합전형 내 고른기회전형(장애인 등 대상자) 혹은 교과전형 등의 형태로 마련돼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경북대, 부산대 등에서 장애인 특별전형 등을 설치해 운영한다.
장애인 특별전형에 관심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 설명회가 오는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겨레교육’에서 열린다. 장애인 등 대상자 특별전형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중1~고2 학생과 학부모 또는 대학 진학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교육 누리집(www.hanter21.co.kr)을 참고하면 된다.
오는 1월31일부터 3월7일까지 서울 마포구 한겨레교육에서 진행되는 ‘장대비: 장애학생 대학진학 채비학교’ 강의 안내 포스터.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교육 누리집(www.hanter21.co.kr)에서 ‘장대비’를 검색하면 된다. 한겨레교육 제공
무료 설명회 이후 신청자에 한해 1월31일부터 ‘장대비: 장애 학생 대학진학 채비학교’ 기본과정 강의도 시작한다. 해당 강의를 진행하는 김성일 대표(대학으로잇다)는 “장애 학생 대학진학 채비학교 기본과정은 종합전형, 교과전형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애 학생들이 대학입시에 도전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알려주는 강의”라며 “대입제도 전반을 이해한 뒤 지체장애전형 중심의 커리큘럼을 통해 장애 학생 학부모가 직접 입시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대학 교육은 양질의 직업과 연관되기에, 장애인 특별전형에 관한 입시제도 교육을 통해 더 많은 장애인이 고등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1990년대부터 입시제도를 분석해온 김 대표는 “장애인 등 대상자 전형(사회적배려대상자 포함)에 초점을 맞췄지만 수시모집 종합전형, 교과전형을 준비하는 비장애 학생의 학부모 및 관계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강의”라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