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1월 대구 지역 한 학교 교실에서 석면이 함유된 천장 텍스를 뜯어내는 공사를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정부가 앞으로 5년 동안 29조원을 투입해 학교를 지역 주민이 활용할 수 있는 복합시설로 꾸미고 석면을 완전히 제거하는 등 학교 환경 개선 작업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다만 가장 많은 예산이 드는, 40년 넘는 학교 건물을 개축하는 사업의 경우 진행 속도를 늦추고 국비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부는 10일 ‘2024∼2028년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노후 학교 공간을 개축하고 석면처럼 학생과 교직원 안전에 해로운 요소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은 2019년 처음 나온 5년 단위 계획으로, 앞선 2019~2023년 계획에선 지은 지 40년 이상 된 노후 학교를 친환경·디지털 기반 학교로 개편하는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가 주요 내용이었다.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5개년 계획을 보면, 앞선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는 ‘공간 재구조화’ 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이어 간다. 오래된 학교 공간을 개축할 때 지향점으로 잡았던 교육혁신·공간혁신·친환경·디지털전환·학교복합시설이라는 ‘5대 요소’는 그대로 계승한다. 다만 앞서 2025년까지 노후 학교 건물 2835개 동을 리모델링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그린스마트미래학교 계획은, 2028년까지 노후학교 1700개 동만 노후 학교를 고치는 식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애초 18조원 정도였던 사업 규모 또한 10조4300억원(학교복합시설화 포함) 정도로 규모가 줄었다. 또 기존에는 사업 주체를 국가와 시도교육청으로 하고 국비와 지방비를 함께 투입했지만, 앞으로는 시도교육청이 사업 주체가 되며 국비 지원은 이뤄지지 않는다. 지은 지 40년이 넘는 학교 건물은 올해 7770동에서 2028년 1만165동까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학교 내 위험요인을 해소하는 작업에는 5년간 4조8063억원이 투입된다. 우선 교육부는 2027년까지 학교 석면 제거 작업을 모두 완료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2017년 ‘2027년까지 향후 10년간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서 석면을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또 모든 학교 시설의 내진 성능을 2029년까지 확보하고 화재 위험이 큰 샌드위치 패널 및 드라이비트 마감재를 2026년까지 완전히 제거하기로 했다. 급식 조리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조리실 환기설비 개선은 2028년까지 완료한다.
지역 주민과 학생이 함께 사용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학교복합시설’ 조성도 추진한다. 학교복합시설사업은 학교 안에 교육, 돌봄, 체육, 문화시설을 설치해 학교를 학생에 대한 교육 활동을 넘어 주민에게 문화·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내용이다. 교육부는 매년 40개교씩, 5년 동안 총 200개 학교를 복합시설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5년간 총 1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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