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종로학원이 개최한 ‘2024 정시지원 변화 및 합격선 예측, 합격전략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대입 일정이 본격화한 뒤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고액의 입시 상담비를 요구하는 학원이 운영 중인 가운데, 정부가 규정보다 많은 상담비를 받은 학원들에 대한 특별 단속에 나선다. 학원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입시 상담을 한 대형 입시업체 유웨이와 진학사는 각각 경찰에 수사의뢰·고발키로 했다.
교육부는 11일 “정시 모집 기간 편·불법적인 학원 운영으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불법 입시 상담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점검은 오는 12일부터 내년 2월16일까지 이뤄진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진학상담지도 교습 과정으로 등록된 학원 가운데 입학사정관 경력 등 거짓·과대광고를 하는 경우, 교육지원청마다 정한 단가를 초과해 교습비를 받는 경우, 출판업 등록 없이 교재를 발행해 수강생에게 판매하는 경우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위·과대광고를 하거나 교육청에 등록·신고한 가격을 초과해 교습비를 받으면 교육청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같은 기간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및 입시비리 신고센터’에서 불법 입시 상담에 대한 제보도 받는다. 교육부는 최근 온라인으로 고액 입시 상담을 하면서도 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사교육 업체 유웨이와 진학사 등 2곳을 확인하고 경찰에 고발·수사 의뢰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유웨이 쪽은 “진학상담 학원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 (수능) 점수를 넣어보고 대학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는 서비스만 운영하는 것이라 법 위반 사항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진학사 관계자는 “(우리가 제공하는) 비대면 상담 서비스는 실시간 화상연결을 통해 일대일로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학원법이 아닌 통신판매업법의 적용대상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한겨레 취재 결과, 학원 누리집 등에서 교육지원청이 정한 분당 단가를 초과한 교습비를 버젓이 안내하는 곳들이 다수였다. 대치동 학원가를 관할하는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1시간당 30만원으로 진학 지도·상담 교습비 상한선을 정했는데, 이를 넘겨 35만∼50만원의 정시 컨설팅 비용을 요구하는 학원이 여럿이었다. 대치동의 한 입시컨설팅 업체는 누리집에서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1시간에 35만원, 실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90분에 55만원을 받고 정시 상담을 진행한다고 안내했다. 이 업체는 “단순 표준점수나 백분위가 아닌 대학별 ‘환산 점수’에 따른 지원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자료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컨설팅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고 홍보했다.
학부모들은 비용이 과도하다는 걸 알면서도 불안감에 이런 학원을 이용 중이다. 수능이 끝난 뒤 정시 대비가 한창인 이달 맘카페에는 “비용은 평균 50분에 60(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엄마도 공부하지만 해결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확인 차원에서라도 받아보고 싶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싼데 그 값을 내고라도 받는 게 나은 건지 궁금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공공 입시 상담은 강화된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센터는 2024학년도 수시 합격자발표 마감일인 오는 15일부터 정시 원서접수 마감일인 내년 1월6일까지를 ‘집중 상담 기간’으로 정하고 학생들에게 전화·온라인으로 대입 상담을 제공한다. 시도교육청의 추천을 받아 진학·지도에 전문성이 높은 현장교사들로 구성된 대교협 상담교사단이 나선다. 교육부는 또 대입상담센터 예산을 올해 27억원에서 내년 45억원으로 확대하고 상담교사단 인원을 확충키로 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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