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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지식 가르치는 대신 ‘자기 생각’ 만들게 돕죠

등록 2006-06-11 17:46수정 2006-06-12 16:10

직업인에게 듣는 나의 전공/ 독서지도사 정은주 원장

독서·논술 교육 열풍과 함께 뜨는 직종이 있다면 단연 독서지도사이다. 독서지도사란 이름 그대로 아이들에게 올바른 독서를 하도록 이끌어주는 사람을 말한다. 좋은 책을 골라 충분히 읽게 하고, 나아가서 책 내용이나 읽은 느낌을 바탕으로 토의·토론까지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우리 독토논아카데미 정은주(45) 원장은 1994년부터 독서지도를 하고 있는 독서지도사 1세대. 아이를 키우면서 독서지도의 필요성을 느껴 자격증을 취득했다. 고등학교에서 3년간 교편을 잡은 적이 있어, 교육경험을 썩히기도 아까웠다. 정 원장은 개인 교습도 하고, 업체를 통해서 방문지도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며, 나름대로 독서지도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정 원장이 보기에 독서지도는 일반적인 의미의 교육과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독서지도는 지식을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글을 잘 이해하고 그를 토대로 자신의 견해를 만들어 가도록 한다. 토의나 토론이 아주 중요한 것도 독서지도의 특징. “남의 얘기를 듣고 자신의 견해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책을 머리 속으로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몸과 마음과 정신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하죠.”

토의나 토론은 책의 내용을 확인하는 단계를 넘어 비판적이고 창의적이고, 확산적인 사고를 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이런 공부는 학교 교실에서는 쉽지 않은지라, 독서활동은 그 자체가 통합교과적 공부인 셈이다. 마지막 단계는 읽고 토론하고 사고하는 과정에서 쌓인 결과물을 글로 형상화하는 작업이다.

이렇듯 독서지도라는 일은 정교하고 복잡하게 이뤄지는 만큼 단순히 자격증만을 가지고 있다고 독서지도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동 및 청소년 책에 대한 깊고도 넓은 정보는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 거기에 덧붙여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해요. 또한 가르치는 사람인만큼 교육자에 대한 천직 의식도 있어야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습니다.”

독서지도는 초기에는 단순하게 부업 자리를 원하는 주부들이 많이 도전하면서 전문성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독서운동 단체들이 체계적인 독서지도사 양성과정을 개설하면서, 점차 전문가로서 입지를 쌓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정 방문이나 독서학원 개설 등 한정적인 형태를 벗어나 , 초등학교 방과후 교육, 문화센터 강의, 독서지도 출판 기획, 전문 독서지도업체 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정 원장은 학교안에 독서지도사가 상주하는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곧 독서지도사를 교사로 채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결격 사유가 없이 학습 능력이 현저히 낮은 아이들은 대체로 독서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공교육 안에서 독서지도를 다루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독서지도사 되려면 =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hanuribook.or.kr) 한국독서능력개발원( readingcenter.or.kr), 독서학교(chac.co.kr), 한국독서문화재단 글나라연구소(gulnara.or.kr) 등 민간단체에서 독서지도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보통 1주일에 5시간씩 6개월 정도 배운 뒤 시험을 본다. 대학에는 경기대와 가톨릭대 안에 독서지도사 석사 과정이 있다.

학력이나 나이 제한은 없다. 현재 3만여명의 독서지도사 가운데 주부가 가장 많고, 전직 교사가 뒤를 잇고 있지만, 요즘에는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들도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글·사진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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