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훼손” 비판…학교쪽선 “사교육비 경감 효과”
지방 고교 ‘고액 논술과외’ 부추긴다
서울 상위권 대학의 대입 논술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자 지방의 일부 인문계 고교들이 고액의 수강료를 주며 서울 유명 논술학원 강사를 앞다퉈 초빙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 ㅎ고와 ㅅ고 3학년 70여명은 올 5월부터 격주 토요일마다 3시간씩 교실에서 서울의 논술학원 강사로부터 논술 강의를 듣고 있다. 모두 10차례 계속되는 이번 강의를 듣기 위해 수강생들은 교재비를 포함해 30시간 기준 1인당 36만원을 낸다. 정규수업 시간 외 한 달 보충수업비(40~60시간)가 3만~4만원인 것에 견주면 10배 가량 비싼 것이다.
전북 전주 ㅅ고도 얼마 전부터 서울에서 논술학원 강사 4명이 매주 내려와 1~3학년 각 100여명씩을 대상으로 법학·철학·상경·사회과학 등 분야별로 10차례 강의를 하고 있다. 이 학교 수강생들은 평균 40여만원의 수강료를 낸다.
서울 유명 논술학원 강사 모시기 열풍은 논술 전문 교사가 거의 없거나 사설 학원의 논술 강의 수준이 학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전주에서 논술을 강의하고 있는 한 강사는 “최근 이른바 몇몇 명문대가 공개한 2008학년도 대입 논술 예상문제 난이도가 종전보다 더 높아져 서울 유명학원의 지방 원정 논술 강의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고교들은 상위권 대학의 논술 수준이 갈수록 높아져 공교육이 감당하기 힘든데다 교사들도 격무를 호소하며 논술 보충수업을 기피해 외부 논술 강사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다.
특히 여름방학과 수능시험을 치른 뒤 서울 유명 논술강사의 강의를 듣기 위해 하숙비를 포함해 100만원 이상을 들이고 있는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교육부가 방과후 수업을 권장하는 것은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인데 공교육을 지향해야 할 학교 쪽이 오히려 앞장서서 사실상 사설 고액 과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황남석 울산시교육청 방과후수업 전담팀장은 “지역 교육청에서 30~60시간 가량의 논술 전문 교육과정을 만들어 논술 전문 교사를 육성한 뒤 교사 1명이 인접한 3~5개 학교의 논술 강의를 맡는 권역별 시스템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 전주/김광수 박임근 기자 kskim@hani.co.kr
반론도 만만찮다. 교육부가 방과후 수업을 권장하는 것은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인데 공교육을 지향해야 할 학교 쪽이 오히려 앞장서서 사실상 사설 고액 과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황남석 울산시교육청 방과후수업 전담팀장은 “지역 교육청에서 30~60시간 가량의 논술 전문 교육과정을 만들어 논술 전문 교사를 육성한 뒤 교사 1명이 인접한 3~5개 학교의 논술 강의를 맡는 권역별 시스템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 전주/김광수 박임근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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