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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7월 10일 글쓰기 교실

등록 2006-07-09 17:16수정 2006-07-10 13:54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이성일/고양 원당중학교 3학년

당신은 참 어리석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억지로라도 웃고 있는 당신

못난 아들을 위해 자신이 아파도 꾹 참고

못난 아들의 병을 치료하는 당신

모든 아들의 짐을 짊어지려는 당신

아버지 당신의 큰 손은

어렸을 적엔 제 몸을 감싸고도 남는 커다란 우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없이 작고 볼품없어진 손

어렸을 적엔 당신의 키는 집보다도 더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없이 작아 보이는 키

아버지!

저는 신을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을 위해 신을 믿고 있습니다

신에게 또 한번 기도를 합니다

이 못난 아들을 위해 노력하는 당신을 지켜달라고

당신이 점점 볼품 없어질 때마다 저는 슬퍼집니다

당신의 초라한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저려옵니다

아무도 당신을 믿지 않아도 저는 믿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평>

아버지 향한 사랑 고백 아름답고 따뜻하다

언어는 마치 ‘거울’ 같아서 그 사람의 내면을 비추어주지요. 언어를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마음그림을 볼 수 있지요. ‘아버지를 위한 아들의 기도’는 아버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가득 담겨 있군요. 이렇듯 우리들의 시쓰기는 돌덩어리처럼 굳어버린 무덤덤한 가슴이 아니라, 삶속에서 소중한 존재를 기억하고 품고 사랑의 말을 전하는 나지막한 속삭임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해요. 덧붙여, 시습작에 대한 조언으로 언어의 절제와, 비슷한 구조의 반복이 주는 단조로움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일기처럼 편지처럼 나의 마음을 실어보낸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사랑의 고백은 조금 어눌하고 조금 거칠어도 인생의 길, 그 곁에 참 아름답고 따뜻한 동행을 만나게 합니다.

이낭희/원당중 국어교사, 청소년문학감상창작지도사이트 운영자 www.nangh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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