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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외고, 입시에 매달려 외국어교육 ‘뒷전’

등록 2006-07-09 19:42수정 2006-07-09 22:44

편법운영 살펴보니


시·도교육청의 외국어고 실태조사 결과 많은 학교들이 외국어 전문교과 최소 이수단위인 82단위마저도 실제 시간표대로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고에서도 제2외국어는 찬밥’=외국어고는 전문교과 82단위 중 50%는 전공 언어로, 나머지 50%는 2, 3외국어를 하도록 돼 있다. 가령 중국어과 학생이라면 중국어를 50% 하고 나머지 50%는 2개 외국어(가령 영어, 프랑스어) 과목을 이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간표만 그렇게 짜놓고 영어 중심으로 수업하거나, 수학·국어·과학 등 입시과목을 가르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쪽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외고 교사들도 교육과정 편법 운영을 인정하고 있다. 서울지역 ㅅ고(일반고)의 김아무개 교사(독어)는 “국·영·수 등 입시과목에 밀려 영어 이외 다른 외국어교육은 외국어고에서조차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밝혔다.

비정상적인 학급 운영=전국 대부분 외국어고들은 교육과정상의 외국어 전문교과를 늘리는 대신, 경쟁적으로 학교 내에 유학준비반, 영어심화반, 수능·교과 심화학습반 등 정규 교과과정 외의 별도 프로그램을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유학반을 아예 정규학급으로 편성해 운영하는 학교도 있었다. ㄷ고, ㅅ고 등 10곳은 전 학년을 대상으로 주 2~4회(월 20~40시간)씩 유학준비반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료는 매달 20만원에서 40만원에 이른다. “월 40만원의 수강료는 학원들의 시설투자비를 감안하면 학원보다도 고액 수강료”라고 교육부 관계자는 말했다.

ㅇ고 등 8곳은 토플, 토익, 텝스 등을 가르치는 영어심화반을 운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ㅂ고 등 6곳은 교과심화반을, ㅅ고 등 3곳을 수능준비반을 운영 중인데, 대부분 국·영·수 및 사탐·과탐 등 대부분 교과를 가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2~4회씩 정규수업이 끝난 뒤 이뤄지는데 월 5만~15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있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어고라면 전문교과(영어·중국어·독어·프랑스어·스페인어·러시아어·일어·아랍어의 독해·작문 등)를 늘려 외국어 교육을 심화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입시를 위해서는 수리통계가 필요하니까 교내에 수능준비반, 교과심화반 등 비정규 강좌를 만들어서라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어고 주변에선 수리·통계 관련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사설 학원들이 성업 중이다.

내신 불리를 우려한 자퇴생도 증가했다. 2004년 현재 외국어고 학생의 자퇴율은 2%로 일반고(1%)의 두배에 이르렀다. 외국어고 학생 1만7845명 가운데 365명이 자퇴해 2003년 332명(1.8%)에 견줘 0.2%포인트 늘어났다. 이번 조사에서 이들 자퇴생들 대부분이 검정고시를 치는 등 내신 불이익을 우려한 자퇴로 파악됐다.

“동일계열 진학 유도해야”=전국 외국어고 졸업생의 의·치대 및 이공계열에 진학률은 서울로 한정하면 더 늘어난다. 서울지역 한 외국어고는 해외유학을 뺀 진학자 중 16.4%만이 어문계열에 들어갔다. 의·치대와 이공계열로 진학한 학생도 세 명 중 한 명꼴인 29.9%나 됐다. 의·치대 진학자만도 13.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지역 일반고의 한 교사는 “외국어고생들의 의·치대 진학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이라며 “대입시 정책을 통해 동일계열 진학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외고 교사도 “인문사회, 경상계열까지는 괜찮다 해도, 의대·치대에 진학하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허미경 이수범 최현준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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