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우린 영어학원 안가요 학교서 무료로 배워요

등록 2006-07-13 19:08

시교육청·업체 지원 악기 구입 교육
범서중 도자기반…지역공동체 구실도
울주군 삼평초교, 전교생에 ‘방과후 학교’

“이제 비싼 학원 가지 않아서 너무 좋아요.”

울산 울주군 온산읍 삼평초등학교 3~6학년 전체 학생 60여명은 매주 1~2차례씩 학교 도서실에서 진행되는 방과후 영어수업이 기다려진다. 6학년 박송이(13)양은 “도시 학교 친구들이 학교와 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부러웠는데, 이젠 괜찮아요”라며 기뻐했다.

여느 시골 학교처럼 이 학교도 전교생이 80여명에 그쳐 방과후 학교 외부 강사를 구하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학생들이 15㎞ 이상 떨어진 집까지 1대뿐인 학교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해 정규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께 모두 학교를 떠나야 한다.

이에 교사들은 방과후 수업을 받는 3~6학년과 방과후 수업을 받지 않는 1~2학년도 같이 학교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결국 교사들은 수업 중간에 주어지는 휴식시간을 최대한 줄여 점심시간을 기존 50분에서 20분 더 늘리면서 실제 급식시간은 30분으로 단축시켜 방과후 수업 시간 40분을 확보했다. 학교 쪽도 바이올린 및 사물놀이 수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악기 구입 부담을 덜어주고자 지난해 울산시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은 400만원으로 바이올린과 장구 등 사물놀이 악기를 구입했다.

학교에서 4㎞쯤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에쓰오일(S-Oil)㈜이 이런 소식을 듣고 1천만원을 거저 지원했다. 이에 힘입어 이 학교는 올 1학기부터 전교생에게 무료로 방과후 수업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난해 자매결연을 한 뒤 학교를 돕고 싶었는데 방과후 수업 프로그램이 생겨 지원하게 됐다”며 “해마다 1천만원씩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차인숙 어머니회장은 “학교에서 꾸준히 영어 및 특기수업을 해 아이들이 사설 학원에 다닐 때보다 실력이 부쩍 는 것 같다”며 “전교생이 무료로 수준 높은 방과후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는 선생님들과 후원해준 기업체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울주군 범서중도 올 5월부터 3학년 62명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교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수업 내용에 만족감을 느낀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여름방학 강좌는 평소보다 신청자가 세배 넘게 늘었다. 교사들은 여름방학에 제자들이 한 달 수강료가 15만~20만원인 학원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수준 높은 수업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8개 과목 대부분을 직접 가르치기로 했다. 제자들의 수업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영어·수학 등 2과목은 심화반과 보충반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수업료도 2만원 가량으로 정해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였다. 또 요가반에 이어 이번 여름방학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수강하는 도자기반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방과후 학교를 통해 학교가 지역공동체 안으로 한발짝 더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사진 <삼평초등학교>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