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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국적 다른 초등생들, 한복 멋에 빠지다

등록 2006-07-24 20:58수정 2006-07-24 21:03

다문화가정 아이들, 한국문화체험
24일 아침 서울 서대문구 서울시교육청 앞마당은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80명의 아이들과 부모들로 가득했다. 교육청에서 마련한 ‘한국문화 체험캠프’에 참가하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이들을 배웅 나온 부모들이다.

한국, 몽골, 일본, 중국, 필리핀, 태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 국적은 다양했고, 피부색은 여럿이었지만, 아이들은 개의치 않고 금새 즐겁게 어울렸다. 이날 모인 80명의 아이들은 서울 시내 5~600여 명으로 추산되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15% 정도 된다.

외동딸을 처음 떼어 논다는 아므드 아민(36·파키스탄)씨는 “처음엔 걱정이 앞서 안보내려 했는데, 엘리나(7·갈현초 1)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보내기로 했다. 공부도 잘하고, 학교 노래자랑에서도 1등을 하는 딸이 너무 보고싶을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고또미(13), 애미(10) 자매를 지난해에 이어 두번 째 참가시킨다는 김춘화(41)씨는 “지난해 캠프에 다녀온 뒤 한국에 부쩍 애정을 갖는 아이들을 보면서 올해도 꼭 참가시켜야겠다고 맘먹었다”고 말했다. 버스가 출발하자 부모들은 눈물까지 글썽였지만, 개구장이 아이들은 마냥 신나하며 아빠·엄마에게 손 흔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버스를 타고 청와대, 경복궁, 숭례문 등을 돈 뒤 도착한 곳은 남산, 이곳에서 아이들은 봉수대와 성벽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은 “봉수대 5개에 불이 켜지면 전쟁이 시작된 것이고, 성벽에 있는 구멍 중에 가운데 것은 공격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에는 별 반응이 없었지만, “이리의 응가를 나무에 섞으면 연기가 똑바로 올라간다”는 얘기에는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태국인 엄마와 캐나다인 아빠를 둔 마슬기(12·홍연초 5)양은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아 한국 문화가 익숙하지만,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다니면서 설명을 들으니 더욱 재밌다”고 말했다. 슬기와 엘리나는 꼭 잡은 손을 내내 놓지 않았는데, “동생처럼 여기고 보살펴 달라”는 엘리나 엄마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참새 같던 아이들은 상품을 건 퀴즈를 내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자, 여러분, 퀴즈입니다. 경복궁 광화문 양쪽에 서 있는 동물 상인데요, 거짓과 진실을 가려준다는 상상속의 동물이 무엇일까요?” 말이 떨어지자마자, 아이들은 난리라도 난 듯 “저요!, 저요!, 저요!”하며 손을 든다. 성질 급한 아이가 “해태상이요”라고 대답해버려도 멈추지 않는다. 24일 아이들은 서울에 있는 유적지를 주로 돌러 본 뒤 25일과 26일엔 민속촌과 놀이동산에 간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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