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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일본 로스쿨제 첫 사법시험 대학원 난립에 합격률 48% 불과

등록 2006-09-22 19:22수정 2006-09-22 19:22

한국에 앞서 법과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일본에서 법과대학원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법시험의 합격자가 21일 처음 배출됐다.

이번 시험에서 법과대학원 출신은 모두 2,091명이 응시해 48%인 1,009명이 합격했다. 합격자의 평균 나이는 28.87살이며, 여성 합격자는 228명으로 23%를 차지했다. 미국식 로스쿨을 본따 만든 법과대학원의 첫 수료자들은 모두 기존 대학의 법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이다. 때문에 명문 법학부를 둔 대학원이 강세를 보였다. 주오대가 131명으로 가장 많았고, 도쿄대 120명, 게이오대가 10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기존 사법시험에서 2년 연속 수위를 차지했던 와세다대는 응시자 자체가 적어, 12명 합격에 그쳤다. 합격자를 한명도 배출하지 못한 대학은 4곳이었다.

법과대학원 출신의 합격률 48%는 기존 사법시험 합격률 3%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일본 사법제도개혁심의회가 “수료자 대부분을 합격시킨다”는 방침에 따라 애초 설정했던 합격률 70~80%와는 큰 차이가 있다. 게다가 3년 과정을 거치는 법학 미이수자와 올해 낙방한 응시자들이 함께 시험을 치를 내년부터는 합격률이 20~30% 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런 합격률 하락은 각 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 경쟁적으로 법과대학원 유치에 나설 때부터 예상됐던 것이다. 교육당국은 엄정한 평가없이 난립을 방치했다. 법과대학원 수는 예상을 훨씬 웃도는 74개에 이르렀고, 정원이 5,800명 선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법과대학원 수료자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져 애초 사법개혁의 취지가 상당히 퇴색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일본은 법률지식 쪽에 편중된 기존 사법시험에 대한 반성에서, 법조인의 실무능력과 사고능력을 배양하고 법조인 수를 크게 늘린다는 취지에서 법과대학원 제도를 도입했다. 그렇지만 각 대학원들은 도태를 면하기 위해 합격지상주의로 내몰리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벌써부터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학교가 속출하고, 유력 대학원 집중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결과를 교훈으로 삼아, 사법개혁의 원점으로 되돌아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법과대학원은 2004년 4월 설치됐으며, 법학 이수자는 2년, 미이수자는 3년 과정을 거쳐야 수료할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법과대학원 수료자를 대상으로 한 새 사법시험이 치러졌으며, 법과대학원을 이수하지 않고도 치를 수 있는 기존의 사법시험은 5년간 유지된다. 이 기간 법과대학원 출신에게 배정된 합격자 수는 단계적으로 늘어, 2011년부터는 새 시험제도에 따라 모두 3천명 정도를 뽑을 예정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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