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문과대, 과제물 돌려받기운동…교수도 긍정적
“교수님, 채점한 보고서 꼭 돌려주세요!”
대학의 사제지간이 변하고 있다. 이제 대학생들은 교수한테 에이(A), 비(B), 시(C)로 결과를 통보받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제출한 보고서에 대한 꼼꼼한 평가를 기대한다.
연세대학교 문과대 학생회는 이번 학기부터 ‘과제물 돌려받기 운동’을 시작했다. 문과대 학생들은 과제물의 맨 앞장에 ‘교수님, 과제평가를 꼭 돌려받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여 낸다.
과제물 뒤에는 교수가 과제물에 대한 간단한 내용 평가와 조언, 추천 서적·논문 등을 쓸 수 있도록 과제평가서를 첨부한다.
박상은(사학 4) 문과대 학생회장은 “교수들이 교수평가를 잘 받기 위해 자신의 논문에 매달리다 보면 강의에 소홀해질 수 있다”며 “교수와 학생 사이에 의사소통을 더 원활히 해 더욱 수준 높은 강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문과대 학생회가 지난 6월 재학생들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과제물에 대해 자세한 평가를 받았다는 학생은 1%에 그쳤고, 66% 이상은 ‘과제물에 대해 코멘트를 받거나 교수와 소통을 해본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이런 요구에 다수의 교수들은 긍정적이라고 박상은 학생회장은 전했다. “몇몇 교수님들은 ‘어떻게 감히 학생이 선생한테 이런 것을 요구할 수 있느냐’며 불쾌하다고 반응했으나, 다행히 많은 교수님들은 학생들이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고 보고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용기 연세대 문과대학장(국문과)는 “학생들 사이에 학점 경쟁이 심해지면서 일부 학생들이 연구실로 찾아와 학점에 항의하고 따질 때에는 불쾌하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이번 요구는 더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한 노력”이라며 “강의 규모를 줄이고 조교 제도를 보완하는 등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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