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 입학대학별 점수 매겨 2개 고교만 주기로
경기 군포시가 지역 명문고 육성을 위해 이른바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2개 고교를 선별 지원하기로 해 교육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군포시는 올해 명문대 진학률 등을 바탕으로 관내 7개 고교 가운데 2개 고교를 뽑아 한 학교에 4천만원씩 지원금을 주기로 하고 지난 22일까지 응모서를 내도록 했다.
시가 제시한 평가 기준표는 총점 100점에 명문대 진학자 수 20점, 주요 대학 진학자 수 30점, 4년제 대학 진학자 수 30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등은 모든 학과 진학자를 점수에 반영하되 나머지 대학은 대학별로 시가 지정한 특정 학과에 입학했을 때만 점수로 인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역 7개 인문·실업계 고교 교장들은 지난 20일 노재영 시장을 방문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황의용 산본공고 교장은 “명문대에 진학할 30%의 학생도 중요하지만 나머지 70%의 학생도 포기할 수 없는 게 교육”이라며 “차별적 지원금을 주기보다는 열악한 교육여건 개선에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노진수 전교조 군포·의왕지회장은 “학교 담장이 허물어지고 위험한 엘피지 가스를 사용하는 등 바뀌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학교 교육여건부터 개선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양치민 군포시 청소년교육팀장은 “지난해와 올해 고교 한 곳 당 5천만~6천만원씩 좋은 학교 만들기 지원금을 균등 지원하면서 시민들의 세금 나눠먹기라는 지적이 나왔다”며 “명문고 육성을 위해 학교간 경쟁을 유발할 필요가 있어 이런 방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군포/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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