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고 유학반 학생의 영문 성적표. 모두 ‘A’로 채워져 있다.
교육부 특별점검
“터질 것이 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김아무개)
“하버드를 가고 싶다면 유학이 아닌 외고를 가라”(믿음소망사랑)
“탑3 공대에 들어간 한국 학생들이 원서와 에세이를 서로 베낀 사실이 들통나 열 명이 넘게 잘렸는데도 이런 비윤리적인 일이 계속 일어나는 건 개탄스러운 일이오”
일부 외국어고가 미국 대학에 제출하는 고교 내신 성적을 부풀려 산정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미국에 있는 한국 유학생들이 들끊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전국 외고를 대상으로 영문 성적표 편법 발급 등에 대해 특별점검을 벌이고 있다.
서울 한영외고 등 일부 외고 유학반이 평균 70점 이상인 학생들의 한국 교과목 성적을 영문 성적표에는 ‘에이(A)’로 번역해 미국 대학에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교육부가 정한 국내 성적 산정기준에 따르면 평균 70점은 ‘미’에 해당되고 영문 성적표에 ‘씨(C)’로 표기돼야 한다. 일부 외고 유학반에서 이처럼 성적을 부풀리다 보니 그동안 미국 대학에 지원한 외고 유학반 출신 학생들의 성적표 대부분은 ‘A’로 채워졌다. 이 과정에서 올해 한영외고 유학반 일부 재학생 학부모들은 학교 쪽에 ‘성적 부풀리기’를 공공연히 요구하고, 학교 쪽과 성적산출 기준을 논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관행은 외고 유학반 뿐만 아니라 미국 대학 원서 작성을 대행해 주는 유학컨설팅업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유학계 전반에 널리 퍼져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한겨레21>637호)
이런 사실이 한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국내외에 알려지자, 미국에 있는 한국 유학생들이 나서서 한국의 성적 부풀리기 관행을 미국 대학 쪽에 알리고 있다. 미국 보스턴을 중심으로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미국 고등학교 유학생협회’는 최근 열린 회장단 회의에서 서명운동을 통해 이 문제를 미국 대학들에 정식으로 알리는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협회 부회장 장승한(18)군은 “미국 고교에 다니는 한국 학생들이 서명운동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일부 유학생들이 관련 기사를 영문으로 번역해 이미 미국 대학들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 대학에서 아시아계나 한국 학생들을 뽑는 일정 비율이 있을텐데 일부 학생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내신 성적을 부풀리면 대학 입시에서 다른 한국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게된다”고 말했다.
장군은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미국 대학에 한국의 이런 관행이 널리 알려지는 게 한국 학생들의 미국 대학 진학에 전반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유학생들과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주로 모이는 국내 포털사이트 게시판도 ‘유학생들 사이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언젠가 터질 입시부정’이라며 이런 관행을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지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인터넷 디지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한 누리꾼이 관련 기사를 번역해 미국대학에 보낸 편지와 우편봉투를 사진으로 촬영해 공개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이 한국 외고의 성적 조작에 관한 기사를 영어로 번역하여 미국 상위 대학에 편지를 보냈습니다”(누리꾼 근성가이) 경기도 한 고교에서 유학을 준비하는 권아무개(18)군은 “집안 형편 때문에 혼자서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 공부를 하고, 학교 정규수업도 열심히 들으면서 유학 준비를 하고 있는데 외고 유학반에서 내신 성적을 부풀린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미국 대학에 지원할 때 이런 내용을 에세이로 써서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1일부터 전국 시·교육청과 함께 전국 외국어고 영문 성적표 변칙 발행과 교육과정 운영 등을 점검하고 있다. 〈한겨레〉온라인 뉴스팀 박주희, <한겨레21> 남종영 기자 hope@hani.co.kr
유학생들과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주로 모이는 국내 포털사이트 게시판도 ‘유학생들 사이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언젠가 터질 입시부정’이라며 이런 관행을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지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인터넷 디지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한 누리꾼이 관련 기사를 번역해 미국대학에 보낸 편지와 우편봉투를 사진으로 촬영해 공개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이 한국 외고의 성적 조작에 관한 기사를 영어로 번역하여 미국 상위 대학에 편지를 보냈습니다”(누리꾼 근성가이) 경기도 한 고교에서 유학을 준비하는 권아무개(18)군은 “집안 형편 때문에 혼자서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 공부를 하고, 학교 정규수업도 열심히 들으면서 유학 준비를 하고 있는데 외고 유학반에서 내신 성적을 부풀린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미국 대학에 지원할 때 이런 내용을 에세이로 써서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1일부터 전국 시·교육청과 함께 전국 외국어고 영문 성적표 변칙 발행과 교육과정 운영 등을 점검하고 있다. 〈한겨레〉온라인 뉴스팀 박주희, <한겨레21> 남종영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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