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미용·관광등 직업교육 특화
해마다 지원자가 줄어 없어질 위기에 놓인 지역 실업고들이 골프·미용·관광·만화·애견 등 ‘뜨는’ 과목 중심으로 학교와 학과를 통째로 바꾸는 개혁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해마다 실업고 지원자가 줄어들자 소규모 학과 개편을 넘어 학교를 직업교육 특성화고로 과감하게 전환했다.
2002년 농고로 이름난 함평종고를 8학급 규모의 함평골프고로 바꿨다. 함평골프고는 골프 코스·장비·경영관리 등 골프산업에 맞는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학교로 알려지면서 개편 첫해 경쟁률이 1.6 대 1에 이르렀다. 2003년에는 영산포여상고를 10학급 규모의 전남 미용고로 바꿔 머리·피부미용, 기초화장 분야의 전문학과를 설치하자 지원자가 몰려 2.3 대 1로 경쟁률이 높아졌다. 올해도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해 담양공고에 광전자학과, 순천전자고에 광정보통신과, 보성실고에 차산업경영과를 설치하는 등 실업고 10곳의 13개 학과를 개편했다.
존폐위기서 특성화고로 탈바꿈
경쟁률 해마다 증가 인기 ‘쑥쑥’ 대구정보관광고는 지난해 3월 특성화고인 대구관광고로 바꾸고 관광 호텔·조리·정보·외국어 등으로 학과를 꾸려 지난해 3.1 대 1, 올해 2.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해마다 정원 맞추기에 골머리를 앓던 이전에 견주면 ‘대박’에 가깝다. 충북도교육청도 마찬가지다. 보은농공고가 보은자영고로, 한국광산공고가 제천디지털전자고로, 영동상고가 영동인터넷고로 명칭을 바꾸는 등 31곳 가운데 13곳(42%)이 학교 이름을 바꿨다. 또 26개 학교 58개 학과가 취업 등 실수요에 맞게 학과를 개편했다. 청주농고는 원예과를 골프환경과 생활원예로 나눴고, 충북인터넷고 사무자동화과와 영동인터넷고 정보처리과는 애니메이션 학과로, 충주상고 사무자동화과는 사이버 정보통신과로 바꿨다. 울산자연과학고는 몇년 동안 미달 사태가 계속되자 지난해 동물자원과, 식물자원과, 조경과를 없애고 최근 각광받는 골프관리과, 애완동물과, 생명과학과를 신설했다. 울산생활고는 관광과, 실내디자인과, 유아과, 조리과, 의상과 등 5개 학과를 전문대 교과목과 연계시켜 졸업생들이 전문대 같은 과로 진학할 경우 모두 5년 동안 한 분야를 전공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전동아공고는 2002년 11월 중국 하얼빈공대와 유학 협정을 맺고 중국유학반을 운영해 지난해 졸업생 10명 가운데 7명이 면접을 거쳐 이 대학에, 다른 2명은 베이징 법정대학에 입학하는 등 국제화로 학교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지난해에만 4개 실업고가 특성화고로 거듭나면서 학교 이름과 교육과정을 ‘확’ 바꿔 올해 첫 신입생을 받았다. 강남공업고는 서울로봇과학고로 이름을 바꿔 자동화로봇과·마이크로로봇과 등을 신설했으며, 영란여자정보산업고는 이화여대 병설 미디어고로 바뀌면서 멀티미디어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관악여자정보산업고는 관광 관련 과만 남기고 나머지 과들을 없애 서울관광고로 다시 태어났다. 미림여자정보산업고는 모바일 콘텐츠·게임애니메이션으로 눈을 돌려 활로를 찾고 있다. 광주·대전·울산·대구·청주/안관옥·송인걸·김광수·박주희·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대졸자들은 직업전문학교로 전국 21개 기능사과정 입학생 29% 차지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 소유자가 취업을 위해 눈높이를 낮춰 직업전문학교를 다시 찾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최근 전국 21개 직업전문학교의 기능사 양성 1년 과정에 입학한 올해 신입생들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입학생 6555명 가운데 29%인 1901명이 전문대나 대학교 졸업 이상의 교육을 받은 고학력자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 비율은 지난 2003년의 기능사 양성 과정 신입생 중 고학력자 비율 13.2%와 견줘볼 때 2년 사이에 두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특히 강릉직업전문학교 전기공사 직종의 경우 올해 입학생 33명 모두, 영주직업전문학교 열냉동설비 직종은 22명 중 20명이 고학력자로, 고학력자 비중이 90%를 넘어서기도 했다. 15살 이상의 비진학 청소년이나 실업자를 주 교육대상으로 설치된 직업전문학교 기능사 양성 과정을 찾는 고학력자들이 급증하는 것은 심해지는 취업난과 더불어 고학력자의 직업 선택에 대한 눈높이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년 전 ㅅ대학 패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이번에 인천직업전문학교 멀티미디어과에 입학한 이미소씨는 “졸업 뒤 2년간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회사를 찾았으나, 취업을 원하는 회사들 대부분이 컴퓨터와 전산 기능을 요구해 관련 실무능력을 기르기 위해 전문학교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대학정원 확대, 수험생과 학부모의 묻지마 대학입학, 대학의 미흡한 실무교육 등으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 실업자 가운데 직업전문학교 입학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직업전문학교에 지역산업과 연계된 전문화 직종을 확대해 수료생 수준에 맞는 일자리 확보와 사후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경쟁률 해마다 증가 인기 ‘쑥쑥’ 대구정보관광고는 지난해 3월 특성화고인 대구관광고로 바꾸고 관광 호텔·조리·정보·외국어 등으로 학과를 꾸려 지난해 3.1 대 1, 올해 2.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해마다 정원 맞추기에 골머리를 앓던 이전에 견주면 ‘대박’에 가깝다. 충북도교육청도 마찬가지다. 보은농공고가 보은자영고로, 한국광산공고가 제천디지털전자고로, 영동상고가 영동인터넷고로 명칭을 바꾸는 등 31곳 가운데 13곳(42%)이 학교 이름을 바꿨다. 또 26개 학교 58개 학과가 취업 등 실수요에 맞게 학과를 개편했다. 청주농고는 원예과를 골프환경과 생활원예로 나눴고, 충북인터넷고 사무자동화과와 영동인터넷고 정보처리과는 애니메이션 학과로, 충주상고 사무자동화과는 사이버 정보통신과로 바꿨다. 울산자연과학고는 몇년 동안 미달 사태가 계속되자 지난해 동물자원과, 식물자원과, 조경과를 없애고 최근 각광받는 골프관리과, 애완동물과, 생명과학과를 신설했다. 울산생활고는 관광과, 실내디자인과, 유아과, 조리과, 의상과 등 5개 학과를 전문대 교과목과 연계시켜 졸업생들이 전문대 같은 과로 진학할 경우 모두 5년 동안 한 분야를 전공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전동아공고는 2002년 11월 중국 하얼빈공대와 유학 협정을 맺고 중국유학반을 운영해 지난해 졸업생 10명 가운데 7명이 면접을 거쳐 이 대학에, 다른 2명은 베이징 법정대학에 입학하는 등 국제화로 학교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지난해에만 4개 실업고가 특성화고로 거듭나면서 학교 이름과 교육과정을 ‘확’ 바꿔 올해 첫 신입생을 받았다. 강남공업고는 서울로봇과학고로 이름을 바꿔 자동화로봇과·마이크로로봇과 등을 신설했으며, 영란여자정보산업고는 이화여대 병설 미디어고로 바뀌면서 멀티미디어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관악여자정보산업고는 관광 관련 과만 남기고 나머지 과들을 없애 서울관광고로 다시 태어났다. 미림여자정보산업고는 모바일 콘텐츠·게임애니메이션으로 눈을 돌려 활로를 찾고 있다. 광주·대전·울산·대구·청주/안관옥·송인걸·김광수·박주희·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대졸자들은 직업전문학교로 전국 21개 기능사과정 입학생 29% 차지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 소유자가 취업을 위해 눈높이를 낮춰 직업전문학교를 다시 찾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최근 전국 21개 직업전문학교의 기능사 양성 1년 과정에 입학한 올해 신입생들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입학생 6555명 가운데 29%인 1901명이 전문대나 대학교 졸업 이상의 교육을 받은 고학력자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 비율은 지난 2003년의 기능사 양성 과정 신입생 중 고학력자 비율 13.2%와 견줘볼 때 2년 사이에 두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특히 강릉직업전문학교 전기공사 직종의 경우 올해 입학생 33명 모두, 영주직업전문학교 열냉동설비 직종은 22명 중 20명이 고학력자로, 고학력자 비중이 90%를 넘어서기도 했다. 15살 이상의 비진학 청소년이나 실업자를 주 교육대상으로 설치된 직업전문학교 기능사 양성 과정을 찾는 고학력자들이 급증하는 것은 심해지는 취업난과 더불어 고학력자의 직업 선택에 대한 눈높이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년 전 ㅅ대학 패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이번에 인천직업전문학교 멀티미디어과에 입학한 이미소씨는 “졸업 뒤 2년간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회사를 찾았으나, 취업을 원하는 회사들 대부분이 컴퓨터와 전산 기능을 요구해 관련 실무능력을 기르기 위해 전문학교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대학정원 확대, 수험생과 학부모의 묻지마 대학입학, 대학의 미흡한 실무교육 등으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 실업자 가운데 직업전문학교 입학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직업전문학교에 지역산업과 연계된 전문화 직종을 확대해 수료생 수준에 맞는 일자리 확보와 사후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