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학부모회 교칙 조사
가방 색깔 규정 42%·신발 규제 61%
10곳중 7곳은 머리카락 길이 제한
가방 색깔 규정 42%·신발 규제 61%
10곳중 7곳은 머리카락 길이 제한
“가방에는 반드시 책을 넣어야 하고, 빈 가방을 들고 다니면 학칙에 어긋난다.” 2006년 겨울, 우리나라 중·고교의 교칙엔 이런 내용도 들어 있었다.
18일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회장 김현옥)가 전국 202개 중·고교 교칙을 무작위로 골라 분석한 결과, 머리카락과 신발, 가방 등을 규제하는 규정을 둔 학교가 전체의 3분의 2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를 보면, 머리카락 길이 제한이나 구레나룻 금지 등의 교칙을 둔 학교가 조사 대상 202곳 가운데 140곳(69.3%)에 이르렀다. 흰색이나 검정색 운동화를 권장하면서 화려한 원색 신발을 신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학교도 61.8%나 됐다. 특히 중학교는 조사 대상 74곳 가운데 58곳(78.3%)이 신발을 규제하고 있었다.
또 목걸이·반지·귀고리 등 장신구와 휴대전화를 금지하는 학교도 52.4%나 됐다. 가방을 특정 색깔과 종류로 규정한 학교도 42.5%에 이르렀다.
지난 1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학급회장 출마 자격을 성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결정했지만, 39곳(19.3%)은 버젓이 학생임원 출마 자격에 성적 규정을 두고 있었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상담실장은 “교칙이 학생들의 인권을 제한하는 근거로 악용된다는 점에서 1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어른들의 기준에 맞게 학생들을 재단하려는 사고방식을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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