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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심층적 분석·통합적 사고…통합논술 성공 지름길

등록 2007-01-21 17:15

2007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논술고사가 실시된 지난 16일 오후 사범대학의 한 강의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며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A href="mailto:jsk@hani.co.kr">jsk@hani.co.kr</A>
2007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논술고사가 실시된 지난 16일 오후 사범대학의 한 강의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며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수학 통합형’은 출제안돼
분명하고 구체적인 주제 주고
창의적인 응용 능력 물어
2007학년도 정시논술 분석

2007학년도 대학 정시 논술이 모두 끝났다. 내년부터 통합교과형 논술이 시행된다는 점에서 올해 논술은 큰 주목을 받았으나, 예상 외로 평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학마다 기존의 출제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제시문의 난이도도 교과서 수준을 넘지 않았다. 수학·과학적 지식이 요구되는 통합형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상적인 고등학교 과정을 밟은 학생들은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암기된 지식이나 준비된 답변만으로 풀기 힘든 문제들이 나와, 단기간에 학원 등에서 배경지식이나 기법 등을 익힌 학생들보다는 평소에 생각하고 쓰는 훈련을 꾸준히 한 학생들에게 훨씬 더 유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논술에 초점을 맞춰 올해 정시논술의 경향을 몇 가지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정밀한 독해 능력과 정확한 제시문 분석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많았다. 이는 배경지식보다는 주어진 글에 대한 높은 수준의 독해 능력을 요구하는 통합교과형 논술의 성격과 일치한다. 즉 중심 지문을 찾고, 이를 유추, 비교, 대조, 분석하여 다른 제시문(문학 작품, 그림 등)과의 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논점에 맞게 이해해야 한다.

둘째, 구체적이고 분명한 논술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논제를 명확하게 주는 대신, 요구 사항 세 가지를 제시하여 제시문과 예화를 논제와 관련해 적절하게 답안에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 역시 통합논술의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주제에 대해 열린 답을 요구했던 과거의 논술과는 달리 통합논술에서는 확실한 논제에 대해 다양한 조건에 맞는 답을 하도록 유도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대학들이 통합논술에서 지향하는 창의력, 종합적 사고력을 주요한 평가 요소로 내세웠다. 평소 학교 교과에서 배운 내용을 얼마나 현실에 창의적으로 적용, 응용할 수 있는가를 묻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연세대가 “타자 이해의 방식을 사회현실의 예로 답하라”고 한 점, 한양대와 경희대가 “‘갈등’ ‘고령화 사회’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주어진 제시문을 참조하여 제시하라”고 한 것은 바로 창의적 사고를 통한 응용 능력을 묻고자 하는 것이다.

● 서울대

지식 정보화 시대의 사회 변화와 연관하여 한국과 미국의 상황을 분석한 두 개의 제시문과 자연 현상을 속도의 관점에서 유추할 수 있는 세 가지 예화를 제시하고, 사회 변화의 속도에 대해 자기 생각을 논술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제시문과 예화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분석, 자연 현상과 사회 현상을 연관하여 생각할 수 있는 통합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사고,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능력 등을 요구하는 문제이다.

김기한 메가스터디 통합논구술연구소장은 “비록 교과서 수준의 제시문과 평범하리만치 단순한 예화들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논의의 조건들이 다양하고 까다로워 꽤 까다로웠을 것”이라며 “제시문과 예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 연세대

장자의 <추수편>에 나오는 장자와 혜자의 논쟁, 토마스 네이글의 <박쥐의 입장에서 느낀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나오는 김유정의 <동백꽃>, 폴 처칠랜드의 <물질과 의식>이라는 네 개의 제시문을 바탕으로, 내가 아닌 다른 존재의 느낌과 생각을 이해하는 데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비교 분석하고,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사회 현실의 예를 들어 논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연세대는 이 논제를 통해 타자에 대한 이해 부족 혹은 오해로 다양한 계층과 지역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학생들이 얼마나 인식론적으로 접근하면서 사회 현상과 접목시켜 논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전통적으로 철학적 주제를 인간의 삶과 연관 짓는 주제를 주로 선택해 왔고, 이번 정시 논술에서도 이 기조는 유지됐다.

● 고려대

다산 정약용의 <악론>, 이형식 교수의 <푸르스트의 예술론>, 미카엘 하우스켈러의 <예술이란 무엇인가?>, 유진룡 등이 편집한 <예술경제란 무엇인가?> 등 4개를 제시문으로 제시하고, 제시문간의 연관 관계를 설명하고 그 주제를 자신의 생각으로 발전시켜 전개하는 형태의 문제가 출제됐다. ‘공통주체 찾기→연관 관계 분석→자신의 견해’ 등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언어논술의 출제 유형을 그대로 따랐다. 따라서 전체적으론 평이했지만, 문항간의 유기적 관계가 강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잘못 이해하면 논술문 전체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그 동안 고려대 논술 채점위원들은 채점후기를 통해 논점에서 벗어난 답안이 매우 많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제시문 분석에 신중하지 않은 수험생들은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 한양대

수전 조지의 <루가노 리포트> 중 세계적 인구 증가 현상에 대한 내용을 고등학교 수준으로 재정리한 글을 통해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 현상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창의적이고 종합적인 해결 방안을 낼 수 있는지를 물었다. 제시문과 논제의 수준은 평이하나 자칫 ‘인구 증가 억제방법’으로 논점을 잘못 이해한 학생은 낭패를 볼 수 있다.

● 경희대

구약 성서 중 <열왕기> 상권 3장과 정일근의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 김장호의 <새로운 노사 관계와 총체적 학습 사회>, 순자의 <성악설>, 홉스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에서 다루는 다양한 갈등의 원인과 해결 방식의 차이점을 분석하고, 현대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가장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도록 묻고 있다. 시, 그림, 성서 등의 다양한 자료가 활용된 점이 두드러진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도움말: 메가스터디 통합논구술연구소, 유웨이중앙교육, 종로학원 논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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