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개념 쏙쏙 /
4학년 예습을 하고 있는 현석이. 문제를 한번 읽어보고는 연필을 들고 풀려다가 멈칫했다.
“왜 그러니?”
공부하는 현석이를 위해 간식을 가지고 온 엄마가 물었다.
“이 문제가 좀 이상해서요.”
1. 지은이네 마을에서는 식목일에 나무를 525그루 심었습니다. 1줄에 30그루씩 심었다면 나무를 몇 줄 심었습니까? 이때 남은 나무는 몇 그루입니까?(4-가, 익힘책, 37)
“뭐가 이상해? 너 나누기 못하니? 525 나누기 30을 한 다음에 나머지를 구하면 되는 거잖아.” 엄마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게 아니고요. 처음부터 ‘나무를 525그루 심었습니다’고 했잖아요. 이미 나무를 다 심었는데 왜 나무가 남아요?” 현석이의 말을 들은 엄마는 문제를 다시 읽었다. 그리고 현석이에게 말했다. “이 문제에서 말하는 건, 다 심었다는 게 아니라 525그루를 심으려고 했다는 거야. 다시 말해서, 만약 한 줄에 30그루씩이라면 몇 줄 되는지를 묻는 거야. 알겠지? 그리고 몇 그루 남느냐고 물었으니까 몫이 아니라 나머지가 답이겠지. 어쨌든 525, 30이라는 수 중에서 무엇 나누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면 되는 거란다.” 엄마는 “나눗셈 단원에서는 거의 다 나눗셈만 하면 답을 구할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겠지?”라고 덧붙였다. “아하, 나눗셈 단원에 있으니까 나눗셈을 하고, 나눗셈을 할 때는 언제나 큰 수를 작은 수로 나누면 되겠네요!” 현석이는 자신 있게 “25그루”라고 답을 썼다. 이번엔 다음 문제를 읽었다. 2. 희원이는 구슬 476개를 35개씩 봉지에 담으려고 합니다. 몇 봉지가 되고, 몇 개가 남습니까?(4-가, 익힘, 38) 그런데 또 선뜻 답을 쓰지 못하고 머리만 긁적이고 있자 엄마가 물었다. “왜? 문제가 또 이상하니?” “네. 좀 이상해요. 이건 476 ÷ 35로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요, 왜 남는 구슬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음…. 여길 봐. ‘35개씩’이라고 되어 있잖아. 한 봉지에는 반드시 35개씩 담아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35개가 안되면 봉지에 담지 못하니까 남게 되는 거지.” 엄마는 이렇게 말하면서 동시에 ‘476 ÷ 35=13…21’이라고 썼다. “왜 21개는 봉지에 못 담아요? 담으면 되잖아요. 봉지가 모자란다는 말도 없는데.” “바로 여기 있잖니. ‘한 봉지에는 35개씩만 담아야 한다’고 되어 있잖아.” “네? 35개씩 담으라고 했지, 35개씩만 담아야 한다고는 하지 않았는데요?” “아이고…. 척하면 척하고 풀 수 있어야지, 뭘 그렇게 따지냐, 따지길….” 엄마는 암담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서 있었다. 현석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을지, 현석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1번은 문장 표현에서 과거와 현재의 시제가 맞지 않는다. 그리고 2번은 ‘봉지’라는 상황이 좀 부자연스럽기도 하고, 그 봉지가 ‘35개씩만 담아야 하는’ 봉지라는 것이 분명히 밝혀져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현석이는 이런 문제들이 실제 현실 속의 상황과는 다르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문제를 확실히 이해하지 못해도 어쨌든 답만 내면 되는 것일까. 생각하지 않고 자동적으로 문제를 풀다보면 “왜 이런 수학 문제들을 풀어야 하지?”하는 회의가 들기 마련이다. 또 문제를 잘 분석하지 않고 문제를 대충 읽는 습관이 몸에 배면, 고난도 문제에서는 오답을 낼 우려가 높다. 얼떨결에, 혹은 습관적으로만 문제를 풀다보면, 살짝 꼬인 문제를 만났을 때 그 미묘한 차이를 알아채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등학교 때 길러야 하는 수학 학습 태도는 문제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태도다. 물론 처음 배울 때는 속도가 좀 느릴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두루 생각하다보면 문제가 요구하는 것과 자신의 이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음미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를 보자마자 척척 풀어대는 태도와 문제를 들여다보는 태도 중에서 어떤 태도가 더 우선일지, 생각해 볼 일이다. 강미선/<행복한 수학 초등학교> 저자 upmmt@hanmail.net
“뭐가 이상해? 너 나누기 못하니? 525 나누기 30을 한 다음에 나머지를 구하면 되는 거잖아.” 엄마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게 아니고요. 처음부터 ‘나무를 525그루 심었습니다’고 했잖아요. 이미 나무를 다 심었는데 왜 나무가 남아요?” 현석이의 말을 들은 엄마는 문제를 다시 읽었다. 그리고 현석이에게 말했다. “이 문제에서 말하는 건, 다 심었다는 게 아니라 525그루를 심으려고 했다는 거야. 다시 말해서, 만약 한 줄에 30그루씩이라면 몇 줄 되는지를 묻는 거야. 알겠지? 그리고 몇 그루 남느냐고 물었으니까 몫이 아니라 나머지가 답이겠지. 어쨌든 525, 30이라는 수 중에서 무엇 나누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면 되는 거란다.” 엄마는 “나눗셈 단원에서는 거의 다 나눗셈만 하면 답을 구할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겠지?”라고 덧붙였다. “아하, 나눗셈 단원에 있으니까 나눗셈을 하고, 나눗셈을 할 때는 언제나 큰 수를 작은 수로 나누면 되겠네요!” 현석이는 자신 있게 “25그루”라고 답을 썼다. 이번엔 다음 문제를 읽었다. 2. 희원이는 구슬 476개를 35개씩 봉지에 담으려고 합니다. 몇 봉지가 되고, 몇 개가 남습니까?(4-가, 익힘, 38) 그런데 또 선뜻 답을 쓰지 못하고 머리만 긁적이고 있자 엄마가 물었다. “왜? 문제가 또 이상하니?” “네. 좀 이상해요. 이건 476 ÷ 35로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요, 왜 남는 구슬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음…. 여길 봐. ‘35개씩’이라고 되어 있잖아. 한 봉지에는 반드시 35개씩 담아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35개가 안되면 봉지에 담지 못하니까 남게 되는 거지.” 엄마는 이렇게 말하면서 동시에 ‘476 ÷ 35=13…21’이라고 썼다. “왜 21개는 봉지에 못 담아요? 담으면 되잖아요. 봉지가 모자란다는 말도 없는데.” “바로 여기 있잖니. ‘한 봉지에는 35개씩만 담아야 한다’고 되어 있잖아.” “네? 35개씩 담으라고 했지, 35개씩만 담아야 한다고는 하지 않았는데요?” “아이고…. 척하면 척하고 풀 수 있어야지, 뭘 그렇게 따지냐, 따지길….” 엄마는 암담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서 있었다. 현석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을지, 현석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1번은 문장 표현에서 과거와 현재의 시제가 맞지 않는다. 그리고 2번은 ‘봉지’라는 상황이 좀 부자연스럽기도 하고, 그 봉지가 ‘35개씩만 담아야 하는’ 봉지라는 것이 분명히 밝혀져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현석이는 이런 문제들이 실제 현실 속의 상황과는 다르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문제를 확실히 이해하지 못해도 어쨌든 답만 내면 되는 것일까. 생각하지 않고 자동적으로 문제를 풀다보면 “왜 이런 수학 문제들을 풀어야 하지?”하는 회의가 들기 마련이다. 또 문제를 잘 분석하지 않고 문제를 대충 읽는 습관이 몸에 배면, 고난도 문제에서는 오답을 낼 우려가 높다. 얼떨결에, 혹은 습관적으로만 문제를 풀다보면, 살짝 꼬인 문제를 만났을 때 그 미묘한 차이를 알아채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등학교 때 길러야 하는 수학 학습 태도는 문제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태도다. 물론 처음 배울 때는 속도가 좀 느릴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두루 생각하다보면 문제가 요구하는 것과 자신의 이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음미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를 보자마자 척척 풀어대는 태도와 문제를 들여다보는 태도 중에서 어떤 태도가 더 우선일지, 생각해 볼 일이다. 강미선/<행복한 수학 초등학교> 저자 upmm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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