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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특목고 열풍…대입 ‘특혜’가 풀무질

등록 2007-02-05 20:53

대학들 내신 반영률 낮아
“추첨제 등 선발방식 변화를”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목고 입학이 ‘명문대행 지름길’로 인식되면서 초·중학생 때부터 과중한 입시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 ㅇ중학교 김은형 교사는 “특목고 준비생은 밤 늦게까지 학원에 있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노터치’”라며 “과중한 공부로 건강을 잃은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2007학년도 특목고 평균 경쟁률은 4.8대 1, 지난해 전국 중3학생 5만여명이 특목고 입시를 치렀다. 학원가에서는 중학생 30만명(15%)이 특목고를 준비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대입 전초전’으로 자리잡은 특목고 입학 경쟁을 진정시키려면, 특목고를 본래 목적에 맞는 학교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외고 정상화가 시급하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 시민모임 회장은 “외국어 인재 육성이라는 ‘특수 목적’에서 벗어난 외고를 아예 일반계 고교로 되돌리는 특단의 조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경기도 한 외고의 이아무개 교사는 “2·3학년이 되면 전공 시간이 없어지고 국·영·수 수업을 한다”며 “대학 입시가 이런 현실을 부채질한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비교내신제를 적용해 외고생들의 다른 계열 진학에 ‘특혜’를 줘왔고, 내신 반영률을 대폭 낮춰 특목고생들의 내신 부담을 덜어줬다. 또 어문계열 진학 때 가산점을 주는 ‘동일계 특별전형’ 도입에는 소극적이다. 이 교사는 “고교 전공 과목을 평가하고, 외고는 어문계열, 과학고는 과학계열로만 진학하게 하는 등 진학 계열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장엔 각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특목고 설립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국어·국제·과학계열 특목고는 현재 50곳, 2009년까지 설립을 추진 중인 특목고는 11곳이나 된다. 특목고 정상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렇게 특목고가 급증한다면, 입시 부담에 시달리는 초·중고생들이 걷잡을 수 없이 늘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선발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외고는 선발 시험에서 외국어와 무관한 고교 수준의 수학·과학 문제를 다수 출제해 ‘과도한 선행학습’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중학교 교사들은 특목고 입시문제가 선행학습을 요구해 학교 교사로서 무력해지곤 한다고 말한다.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소질과 적성을 살피면서 학생부만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내신 성적의 학생을 대상으로 추첨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자는 의견도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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