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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예상논제] 국민 법감정이냐 기본권 침해냐

등록 2005-03-20 14:50수정 2005-03-20 14:50

지난해 11월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형제 폐지를 위한 범종교 연합\'주최로 \'사형 폐지 및 종신형 입법화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황석주 기자 <a href=mailto:>stonepole@hani.co.kr</a>
지난해 11월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형제 폐지를 위한 범종교 연합\'주최로 \'사형 폐지 및 종신형 입법화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황석주 기자 stonepole@hani.co.kr
"인과응보" -"오판 ·정치적 악용"
존폐때 각각 효과·부작용 짚어야

사형제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존폐론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시오.

[예시1]

사형제도는 폐지되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생명은 절대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국가가 박탈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하며, 생명은 인간으로서 존중되어야 할 최소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사형제는 제도적으로도 많은 결함을 갖고 있다. 오판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생명권을 빼앗은 뒤 오판이 밝혀진다면 어떻게 보상을 할 수 있을까? 한 사람이라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제도는 수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형제도는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많다. 이미 우리 역사에서도 많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사형제 존속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범죄 예방 효과와 국민들의 법의식을 얘기한다. 그러나 범죄 예방 효과는 별로 없다고 입증됐다. 그리고 법이 국민들의 법의식에 후발적으로 따라가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국민들의 법의식을 선도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사형제는 법의식으로 본다면 분명히 국민 대다수가 찬성할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인 진리가 다수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시2]

사형제 폐지에 반대한다. 사형제도는 존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사형제도는 사실상 이미 유명무실한 제도다. 실제로 사형이 집행되는 경우는 몇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몇에 해당되는 범죄자들은 최근의 유영철과 같은 반인륜적 흉악범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사형제를 없앤다면 이는 국민의 법감정을 무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정의에도 위배된다. 만약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그런 흉악범에게 잃었다고 해도 인권 운운하면서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처벌의 목적은 교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인과응보도 하나의 목적이다. 그리고 범죄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범죄로 인해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인권이다. 폐지론자들은 오판 가능성과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얘기하지만 오판 가능성이 무서워서 제도 자체를 없애는 것은 오판보다 더 큰 문제를 남기게 되며, 정치적 악용 가능성 역시 마찬가지다. 부작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마땅히 사형에 처해야 할 사람을 국가에서 종신형으로 살려 두는 것은 법적 정의의 실현에도 맞지 않는다. 처벌의 목적은 교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과응보에도 있는 것이다. 국가는 그들을 대신하여 처벌을 해 줄 의무가 있다.

[도움말]

예시1은 사형제에 반대하고 있다. 생명의 절대성은 중요한 가치이지만 그것만으로 논리를 이끌기에는 부족하다. 사회계약설과 실정법주의의 특성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다. 사회계약설에 의하면 개인의 기본권을 국가가 박탈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구성 원리에 적합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또 실정법이 우선인가, 자연법이 우선인가 하는 것을 논리적으로 풀어 나가는 것도 좋다. 실정법은 어디까지나 자연법을 구체화하고 실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자연법주의 관점도 하나의 틀을 제시할 수 있다.

예시2와 같이 반대론의 경우에는 실정법주의의 관점으로 풀어야 하는데, 개인의 권리 측면에서 접근하면 논리적으로 근거가 빈약해 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인보다 사회에 초점을 맞춰 접근해야 한다. 형벌의 목적과 효과, 그리고 우리나라에서의 법의식이나 법감정 등도 하나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입증된 지식을 바탕으로 주장을 편다면 현실적인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권리가 충돌하는 사안으로 보는 것도 좋은 틀이 될 수 있다.

나혜영/예일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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