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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동네 놀이터에서 생긴 '열린 학교'

등록 2005-03-20 19:34수정 2005-03-20 19:34

모래밭 학교/이금이/푸른책들
모래밭 학교/이금이/푸른책들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거의 모두가 초등학교에 다닌다. 취학률이 99% 수준이다. 문자 해득률 또한 98% 수준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초등학생이 학교에 안 다니는 건 물론 결석하는 것도 용납하지 못할 정도로 학교는 꼭 가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풍토 때문에 초등학교 취학률이 이렇듯 높은 것이고, 누구나 어디서나 쉽게 배울 수 있는 한글 때문에 문맹률이 낮은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빵학년 백호돌은 누구나 가는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지 못한 아이다. 출생 신고가 늦어서 어린이집을 졸업한 다른 동무들하고 같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어린이집에서 동생들하고 한 해 더 공부하기가 싫어서 학교를 가지 않았다. 집에서 혼자 지내게 되었는데, 막상 혼자 지내게 되니 할 일도 없고 갈 데도 없었다. 그래서 호돌이는 자기가 사는 가난한 동네를 벗어나 아파트 단지에 있는 모래밭 놀이터까지 간다. 그 모래밭에서 자기처럼 갈 데가 없다는 듯이 혼자 앉아 계시는 할아버지를 만난다. 할아버지는 시골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시다가 정년 퇴임을 해서 서울의 자식 집에 와서 살게 되었는데, 아들 며느리가 다 직장에 나가고, 손주들도 학교에 가니 방 안에 혼자 있기가 너무 힘들어서 놀이터에 나와 앉아 있는 것이다. 호돌이와 할아버지는 곧 친구가 된다. 할아버지는 호돌이한테 글을 가르치고, 호돌이는 할아버지의 목마 장사를 도와드린다.

학교에 못 가고 이웃 할아버지한테 글을 배우기도 하고, 이웃 할아버지를 도와드리면서 1년을 보낸 호돌이는 학교에 가서 1년 배운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배웠다. 또 할아버지도 호돌이와 만나는 과정을 통해서 평생을 몸 바친 교육 현장을 떠나 골목길이나 놀이터에서 또 다른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어린 아이 세대와 할아버지 세대가 만나는 새로운 학교가 모래밭 학교다. 가난하고 외롭더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삶을 엿볼 수 있다.

이주영/서울 송파초등학교 교사 jyl0301@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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