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학원비도 껑충
공정위 ‘담합’ 조사
공정위 ‘담합’ 조사
올 들어 대학 등록금과 학원비 등 교육 물가가 급등하고 대중교통 요금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9일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 통계를 보면, 지난달 사립대 납입금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1%나 올랐다. 이는 새학기 납입금 인상률이 물가지수에 반영되는 3월 기준으로 2003년 3월(7.2%)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국·공립대와 전문대의 납입금 인상률도 지난달에 각각 9.2%와 7.5%를 나타내, 2004년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유치원 납입금은 지난달에 9.7%나 올라 2002년 2월 이후 최고의 인상 폭을 나타냈다. 대학과 유치원의 납입금 인상률은 3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2%의 3.2~4.4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지난달 대입 종합반 학원비(7%)와 피아노 학원비(5.2%) 등 학원비도 큰 폭 상승했다. 전체 교육물가는 지난달에 6.2% 올라 2004년 1월(6.3%)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또 지난 1일부터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지하철과 버스 요금이 100원씩 일제히 오르기도 했다.
대학의 납입금 인상률이 급등하자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과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등으로 구성된 ‘전국 대학생 교육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서울역 광장에서 3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무분별한 등록금 인상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행동’ 집회를 열어, “등록금 연간 1천만원 시대를 맞아 전국 300만 대학생과 이들의 부모가 고통을 겪고 있지만,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남편이 자영업을 한다는 학부모 김금란(46)씨는 “군대에 간 첫째아이의 지난해 1년치 등록금은 900만원이었고, 올해 사립대에 입학한 둘째는 이번 학기에만 340만원을 냈다”며 “도대체 왜 오르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애들을 대학에 안 보낼 수도 없는 일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교육비 급등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최근 유치원 수업료의 담합 혐의를 포착하고 전국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대학 등록금 인상에 대해서는 그동안 담합 여부에 대해 사전 검토한 결과 담합이 아니라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채규하 공정위 서비스카르텔팀장은 “최근 3년간 전국 각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을 각 대학으로부터 서류를 제출받아 검토했다”며 “대학마다 등록금 오름 폭이 서로 다른데다, 올해도 등록금을 내린 대학에서 인상률이 10%를 넘는 대학까지 제각각이어서 담합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박현 윤영미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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