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아 더 가슴 뛰는 아이들이 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새내기들이다. 그들의 맑고 검은 눈동자 앞에서 부모의 가슴은 더 뛴다. 아이들의 설레임이 어른들의 근심과 만난다.
이럴 때일수록 ‘동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린이의 마음세상은 어려울 때마다 어른과 아이가 돌아가 안길 영원한 고향이다. <참 좋은 짝>은 그 마음세상으로 가는 작은 문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펼쳐 읽으며 초등학생의 미래에 대해 꿈꾸게 한다.
“고 작고 여린 것들 다치면 큰일”(‘봄에는 온통’)이라고 가느다란 실비·실바람·실햇살만 내리는 봄이 오면, “아이들은 꽃이라서 엄마 아빠 품에서 선생님 품으로 꽃그릇을 옮기”(‘입학’)게 된다. 그러나 큰 일 아니다. “월요일까지 어떻게 기다려? 하루도 아니고 이틀씩이나 어떻게 참아?”(‘토요일’)하며, 학교 가겠다고 통통거리며 금새 익숙해질테니. 그 교실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모여 ㄱ도 줍고 ㄹ·ㅁ도 주”으며 소년기의 잎사귀를 주을 것이다.(‘우리글 한글’)
그러니 근심따윈 버리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조금 더 살펴 지혜를 얻도록 아이들을 도울 일이다. 1975년에 등단해 30년간 동시를 써온 지은이가 이를 거든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들여다본 세상을 시를 통해 보여준다. 거기서 까치밥은 감나무의 심장이 되고(‘까치밥’), 나비는 봄이 꽃에게 붙이는 우표가 된다(‘나비’)
그런 따뜻한 시선으로 인해, 서로를 기대고 살아가는 세상을 볼 수 있다. 엄마의 반대말은 아빠가 아니고, 남의 반대말은 북이 아니고, 사실은 서로에게 가장 좋은 짝(‘짝1’)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렇게 이 겨울을 보내고 나면,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가서도 저 혼자 씩씩하게 잘 자랄 것이다. 그래서 동시는 아이들의 참 좋은 짝이다. 그런 아이들 또한 어른들의 참 좋은 짝이다. 전학년, 손동연 글, 성영란 그림. 푸른책들/6500원.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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