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를 두른 채 음식을 건네는 그림 → 어머니도 함께 식사하는 모습
엄마는 부엌일하고 아빠는 차례상 절하고…
다른 가족들은 식사하는데 어머니만 음식을 나르는 모습, 차례를 드리며 아버지와 아들만 절하는 장면….
남녀의 낡은 성역할 인식을 어린 학생에게 심어줄 수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서 삽화들이 올해 2학기부터 바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7일 초등 1·2학년 <바른생활>과 <생활의 길잡이>의 2학기 국정 교과서 4권에 실린 삽화 6컷을 양성평등 관점에서 고쳐 그려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1학년 <바른생활> 87쪽엔 가족들이 큰상에서 식사하는데 어머니는 앞치마를 두른 채 음식을 건네는 그림(그림 왼쪽)이 있다. 어머니만 가사노동을 하는 사람처럼 어린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어, 어머니도 함께 식사하는 모습(오른쪽)으로 고친다. 성묘하는 동안 아버지와 아들은 절하고 어머니는 서 있는 삽화도, 어머니와 딸이 함께 절하는 모습으로 바뀐다.
<생활의 길잡이 1-2>(88쪽) <바른생활 2-1>(96쪽) <생활의 길잡이 2-2>(72쪽)에 실린 △할아버지, 아버지와 자녀들만 윷놀이를 하는 모습 △어머니와 딸이 상을 차리는 모습도, 할머니, 어머니가 함께 윷놀이를 하고 아버지와 딸이 음식을 준비하는 그림으로 수정된다. 김계순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장학관은 “나이 어린 학생들이 무의식중에 남녀 불평등 인식을 얻을 수 있어 이를 바로잡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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