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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초중고 첫 토요휴업 해보니

등록 2005-03-27 21:17수정 2005-03-27 21:17

 월 1회 주5일 수업제가 처음 시행된 지난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교실에서 스포츠댄스를 배우고 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월 1회 주5일 수업제가 처음 시행된 지난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교실에서 스포츠댄스를 배우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체험학습·문화시설 기근 학교도 가정도 ‘찡그린 휴일’

지난 26일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서 토요 휴업제가 처음으로 시행돼 많은 학생들이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학교에 나가 다양한 체험학습을 했다. 그러나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교육 시설이 크게 부족한데다 각 학교의 프로그램 준비도 미흡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토요 휴업제 운영 실태=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한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유명 놀이공원과 공연·관람 시설로 몰렸다. 용인 에버랜드와 서울 롯데월드에는 각각 직전 토요일의 갑절에 이르는 4만9천명과 2만7천여명이 다녀갔다. 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한 미술전시회에는 평소 주말의 두배에 이르는 1만5천여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고교 1학년생 자녀를 둔 이아무개(42·마포구 창전동)씨는 “미대 진학을 꿈꾸고 있는 딸과 함께 미술전시회를 찾았지만, 3시간 가까이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다는 말에 관람을 포기했다”며 “아이들과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문화·공연 시설 등이 너무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놀이공원-공연·관람시설 북적

전국 시·도 교육청과 일선 학교들은 맞벌이·저소득층 가정 자녀들을 위해 토요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준비 부족과 낮은 출석률로 ‘토요 출석생’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이날 서울 ㅇ초등학교에는 등교생이 2명에 그쳤다. 이 학교 ㅎ(10)양은 “학교에서 독서감상문을 쓰라며 <15소년 표류기> 같은 책을 나눠줬지만 이미 읽은 책이었다”며 “5분 만에 독서감상문을 다 썼다”고 말했다.

"보고서 10장 쓰느니 학교 가자”

경기도 수원 ㅅ고 등 일부 고교는 학생들에게 자율학습 등을 강요해 학생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ㅅ고 2학년 최아무개(17)군은 “담임선생님이 토요 출석 여부를 묻는 설문지의 ‘출석 희망’ 난에 강제로 체크하도록 했다”며 “그래도 출석을 거부하면 체험학습 보고서 5~10장을 써내야 하기 때문에 등교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 대안=전문가들은 가정과 학교·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종필 문화연대 활동가는 “우리 사회는 아직 문화적 인프라가 부족하고 공공성마저 취약하기 때문에 학교 밖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문화·교육 활동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다고 학교가 자율학습이나 특별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을 책임지는 것도 토요 휴업제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문화센터나 도서관처럼 각 동 혹은 구별로 마련된 생활기반형 문화시설의 프로그램을 공교육과 연계해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교조 학생청소년위원장도 “현재 청소년수련관이나 청소년문화센터들도 청소년을 위주로 인력·예산·시간 등을 배치하지 않을 정도로 학교 밖 교육·문화 활동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며 “교육부뿐 아니라 문화관광부·여성부·보건복지부·행정자치부 등 정부 기관이 함께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등 사회 시설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지자체, 저소득층 대책 시급

또 박경양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중산층 이상 자녀들이 다양한 문화 혜택을 누리는 데 비해 소외계층, 농어촌 자녀들은 학교교육 이외의 문화적 혜택을 거의 받을 수 없다”며 “토요 휴업이 교육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역사회가 이들을 적절히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사회복지교육시설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만중 전교조 대변인은 “문화 인프라 확충 등 장기적인 과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우선 학부모들이 참고할 수 있는 지침서를 마련해 지역사회에 있는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정윤 기자, 전국종합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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