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교사의 과학비타민 / 유전자변형식품
찬반 논란이 많음에도 유전자 변형식품은 이제 우리 식탁에서 그리 낯선 것이 아니다. 두부·콩나물·유부·식용유 등은 단 하루도 우리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먹거리들인데 이들의 원료인 콩은 전체 수입량의 86% 정도가 유전자 변형작물이라고 한다.‘유전자변형식품’(GMO :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이란 생물체의 유전자 중 필요한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분리· 결합해 개발자가 목적한 특성을 갖도록 한 농산물로서 제초제 저항성, 병· 해충 저항성, 저장성 향상, 고영양분 성분함유 등의 특성을 지닌 농산물로 만든 식품을 말한다. 즉, 생산성 향상과 상품의 질 강화를 위해 본래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생산된 농산물이다.
생물공학의 발달로 ‘재조합 DNA’(recombinant DNA, rDNA, 유전자 재조합)라는 유전공학적 방법이 개발됐는데, 이 방법을 통해 품종 개량자들은 단일 유전자를 선택, 전이, 변형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유전 공학적 방법은 좀 더 정밀하게 원하는 형질을 주입할 수 있게 되었다. 유전자 재조합의 원리는 다음의 그림과 같다.
■ 논제
다음 제시문은 유전자 변형 식품에 관련된 내용이다. 이 내용을 참고로 하여 ‘유전자변형식품을 개발해야 하는가’하는 문제에 대해 자신의 찬반의견을 500자~600자 분량으로 제시하시오.
■ 제시문 1
유전공학이 산업에 응용된 이래 세계에서 최초로 일어난 유전자조작 기술에서 야기된 식품공해 사건으로 ‘트립토판(Tryptophan) GMO 식품공해 사건’을 들 수 있다. 이는 1988년부터 89년에 걸쳐 미국에서 유전자조작 기술로 생산한 트립토판을 원료로 사용한 건강식품에 의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트립토판은 필수 아미노산이므로 대량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자체로 인체에 유해한 것은 아니다. 당시 건강식품 제조기업은 일본의 소화전공(昭和電工)사였는데, 미국의 트립토판 시장, 그 중에서도 건강식품에 있어서는 소화전공사가 약 80%를 점유하고 있었으며, 다른 회사의 트립토판 제품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사건은 유전자 조작된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한 물질이 불순물로 남으면서 문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으로 ‘호산구(Eosinophilia) 증가 근육통 증후군(EMS)’이라는 것이 미국을 중심으로 6000여 명에게 발생하고, 적어도 38명이 사망했다. EMS는 백혈구의 하나인 호산구가 증가하고 근육통·호흡곤란·기침·발진·사지부종 등 다양한 증상이 일어난다.
몇 년 전 공개된 몬산토사의 비밀보고서에서 실험용 쥐에게 GMO(유전자변형식품) 옥수수를 먹인 결과 콩팥이 작아지고 혈액에도 이상이 생겼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특히 혈액성분의 변화는 면역체계 손상이나 암과 같은 문제로 신체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의사들은 풀이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가장 두려운 부분은 GMO식품을 섭취했을 경우 당대는 물론 후세에서 인체에 어떤 유전적 교란을 일으킬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 제시문 2
농작물을 변형시키는 것은 전통적으로 흔히 있어온 일이었다. 특히, 같은 종간 또는 다른 종간 식물의 교배와 자연에서 일어나지 않는 교배로 자손을 만들어낸 조직배양 기술들이 그것이며 작물에 유전자 물질을 도입하는 이와 같은 방법들을 통해 우리가 현재 즐기고 있는 아주 다양한 과일과 채소의 대부분을 얻은 것이다. 예를 들어 토마토는 교배를 통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작물이다. 토마토는 과거 500여년 이상 수많은 유전적 변형을 거치면서, 조그맣고 쓴 맛이었던 원래의 남아메리카 과일의 원형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토마토는 수많은 변종이 있으며,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먹거리로 쓰이고 있다. 브로콜리(brocolli)와 콜리플라워(cauliflower, 꽃양배추)를 교배해 얻은 것이 브로코플라워(broccoflower)이며, 플럼(plum, 서양자두)과 살구(apricot)의 교배로 플러코트(plumcot)가 만들어졌다. 즉,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상 먹는 농산물도 교배를 통해서 특성을 바꿔온 것이며 이것도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유전자 변형식품은 심각한 오염원의 하나인 살충제와 살균제를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게 해준다. 유전자 변형 식품자체가 병충해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GMO 식품을 찬성하는 서구의 어떤 사람은 다음처럼 말하기도 했다. “모든 서양인들에게 있어 그들의 살찐 탑 꼭대기에서 유전자변형식품들이 위험하다고 선언하는 것은 너무도 쉬운 일이다. 그러나 사람의 건강을 위해 가장 위험한 것은 어떠한 음식도 전혀 먹지 않는 것이다.”
● 학생답안 1 (반대 입장)
제시문 1의 사건은 유전자조작 물질에 의해 만들어진 식품이 예측하지 못한 대규모 피해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GMO 식품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주목하게 만들었다. 또한 이 사건은 유전자조작 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재해를 보여준 사례로, 이 기술이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며 예측불허의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한 것이다. 유전자조작 식품은 식품으로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채 그대로 시장에 등장하는 것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즉, 종의 특성을 뛰어 넘어 유전자 주입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미생물의 유전자가 사용되고 있는데, 그것이 잠자고 있는 유전자를 깨우게 되면 미지의 독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나 GMO의 유전자가 다른 세균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현재 식량 문제는 식량의 절대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경제적 모순에 의한 것이다. 식량 문제는 식생활 개선, 인구의 조절 등으로 해결될 수 있다. 생명 공학의 국제적 경쟁 논리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 이제 정부에서는 국민들에게 GMO 식품에 대해서 알릴 것은 제대로 알려주고,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좀 더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
● 학생답안 2 (찬성 입장)
지금 전 세계의 기아 인구는 엄청나다. 굶어죽는 사람 앞에서 삶의 질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사치일 수 있다. 실제로 앞으로 GMO를 먹지 않는다면 전 인류의 식량소비량을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한다. 최근 유전자조합으로 만들어진 쌀의 경우에서 보듯이 유전자변형식품은 제 3세계 국가들의 국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비타민의 중요한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세계는 아직 식량 자립도가 낮다. 그러므로 유전자 변형 곡물이나 식품을 개발해 이를 높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선진국에서는 유전자 공학을 이용해 의학적으로 인체에 유용한 유전자 변형 곡물(예를 들면, 쌀의 성분 중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하여 알레르기가 일어나지 않는 변형 쌀을 생산하는 등)이나 식품을 개발하고 있어 이들의 개발력 향상은 생명공학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식량 자립도를 높이고 생명 공학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전자 변형 곡물이나 식품 개발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만든 GMO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데 주력해야 할 때이다. 유전자변형식품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김은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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