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대안학교 ‘쌩얼’을 엿보다
커버스토리 / 대안고교 신입생 어떻게 뽑나
대부분 예비학교 거쳐 평가
면접·인성검사 등 기준 다양 흔히 말하는 대안고교의 정식 명칭은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다. 2006년 9월 현재 전국적으로 21개의 대안교육 특성화고교가 있다. 저마다 독특한 교육이념에 따라 학생들을 길러내는 학교들은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가장 대안학교다운 신입생 선발방식은 일정 기간 학교에 머물면서 학교 생활을 체험해 보는 ‘예비학교’다. 예비학교에 참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동안 교사들은 학교가 정한 기준에 맞춰 학생들의 과제수행능력을 평가한다. 중간에 학생들의 심층면접이 따로 진행된다. 예비학교 참가비는 따로 부담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정해진 날짜에 학교를 방문해 대안교육에 대한 의지나 교육관을 묻는 면접관들과 심층면접을 치른다. 달구벌고교는 서류전형을 통과한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2차 전형에서 2박3일 동안 학교체험캠프를 연다. 공동체생활태도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등이 평가기준이다. 전인고교의 2차 전형도 ‘다차원면접’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다. 산청간디학교는 3박4일 동안 생활평가를 위한 예비학교를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학부모와 학생 면접을 실시한다. 거의 모든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의 자기소개서를 받는데, 몇몇 학교는 독특한 방식으로 입학에 대한 의지를 측정한다. 달구벌고교는 1차 서류 접수 때 ‘행복만들기 계획서’를 따로 받는다. 학생이 자기 진로를 잘 파악하고 있는 지, 진로에 대한 계획은 명확한 지, 학교 생활을 자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지 묻는다. 세인고교는 설립자 원동연씨가 쓴 책 두 권을 읽고 감상문을 써 제출하고 진로를 위한 학교 생활계획에 대한 ‘비전 디자인’이라는 글을 작성하게 한다. 인성검사 등을 활용하는 학교도 있다. 두레자연고교는 인성검사를 전형과정에 포함시켜 10%정도 반영한다. 양업고교의 2차 전형에서는 마이어브릭스 성격진단(MBTI) 검사와 다면적 인성검사(MMPI)를 치르고 학부모는 마이어브릭스 성격진단 검사에 응해야 한다. 영산성지고교도 다면적 인성검사(MMPI) 결과를 30% 반영한다. 대안학교 전형의 특색은 학부모도 학생과 마찬가지로 선발 전형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류전형 때부터 학부모 몫의 자기소개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달구벌고교, 이우고교, 전인고교, 팔렬고교, 산청간디학교 등이 학부모 자기소개서를 20~30%까지 서류전형 점수에 반영한다. 전인고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작성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1차 서류 전형에서 학부모 자기소개서를 받지 않는 학교도 2차 면접 전형에서는 대부분 학부모 면접에 큰 비중을 둔다. 산청간디학교 박기원 교장은 “대안학교는 학생이나 부모 어느 한쪽의 고집으로 올 수 있는 학교가 아니다”며 “학생과 학부모가 대안교육에 대해 똑같은 의지를 갖고 있어야 입학해서도 순탄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새터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를 연 한겨레학교는 수시로 전형을 실시하는데 월 1회 정도 신청자들에 한해 면접전형이 열린다. 일반학교 부적응 학생도 별도로 뽑고 있으며 전화로 문의하면 면접전형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현재 달구벌고교와 산마을고교는 2007년 전학생과 편입학생을 모집 중이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대안학교 ‘저력’ 주목하는 대학 늘어 대입 특별전형 선발 비중 확대
대안고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저력’에 주목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특성화 대안고교의 1회 졸업생이 배출되던 해인 지난 2001년에 성공회대, 한신대, 원광대가 ‘대안학교 특별전형’을 도입했는데, 이 전형이 확산되는 추세다. 2008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에서 전국 4년제 17개 대학이 161명의 대안학교 출신자들을 모집한다.
2001년 3명의 대안학교 졸업생을 뽑았던 성공회대는 올해 19명을 뽑는다. 2006년에 15명, 2007년에 18명에서 인원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이 대학 입학홍보실 김용호 팀장은 “대안학교 출신 학생들은 대개 자기 주장이 뚜렷해 대학의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를 잘 소화한다”며 “그런 인성과 지성을 갖춘 학생들이 본교의 교육이념에 부합한다고 보고 선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성공회대와 같이 2001년 첫 전형을 실시했던 한신대는 14명을 뽑는다. 지난해 26명에서 인원이 줄었다. 이 학교 입학관리실 설정아 과장은 선발비중을 축소한 것에 대해 “전국에 대안학교 출신자를 뽑는 대학이 늘어나면서 지원자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25명의 학생을 뽑는 한동대는 1단계에서 학생부 100% 기준으로 2.5배수를 추려낸 뒤 2단계에서 학생부 50%, 면접과 구술 50%를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학생부에서는 교과영역의 성적을 전형자료로 활용한다. 한동대 전충구 계장은 “비교과영역의 활동은 2단계 면접에서 평가된다”며 “면접 때 자신의 학교 생활을 포트폴리오로 작성해 참고자료로 가져오면 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성공회대, 한동대, 한신대 등은 학교 자체적으로 만든 지원가능 대안학교 목록을 갖고 있어 교육부가 인가한 특성화 대안고교가 아니더라도 지원할 수 있다. 금산간디학교는 이 학교들이 인정하는 미인가 고교다.
국공립대학으로는 군산대학교가 유일하게 대안학교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명지대, 상지대, 인하대는 대안학교 출신자들과 더불어 홈스쿨링 학습자도 같이 뽑는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면접·인성검사 등 기준 다양 흔히 말하는 대안고교의 정식 명칭은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다. 2006년 9월 현재 전국적으로 21개의 대안교육 특성화고교가 있다. 저마다 독특한 교육이념에 따라 학생들을 길러내는 학교들은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가장 대안학교다운 신입생 선발방식은 일정 기간 학교에 머물면서 학교 생활을 체험해 보는 ‘예비학교’다. 예비학교에 참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동안 교사들은 학교가 정한 기준에 맞춰 학생들의 과제수행능력을 평가한다. 중간에 학생들의 심층면접이 따로 진행된다. 예비학교 참가비는 따로 부담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정해진 날짜에 학교를 방문해 대안교육에 대한 의지나 교육관을 묻는 면접관들과 심층면접을 치른다. 달구벌고교는 서류전형을 통과한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2차 전형에서 2박3일 동안 학교체험캠프를 연다. 공동체생활태도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등이 평가기준이다. 전인고교의 2차 전형도 ‘다차원면접’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다. 산청간디학교는 3박4일 동안 생활평가를 위한 예비학교를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학부모와 학생 면접을 실시한다. 거의 모든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의 자기소개서를 받는데, 몇몇 학교는 독특한 방식으로 입학에 대한 의지를 측정한다. 달구벌고교는 1차 서류 접수 때 ‘행복만들기 계획서’를 따로 받는다. 학생이 자기 진로를 잘 파악하고 있는 지, 진로에 대한 계획은 명확한 지, 학교 생활을 자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지 묻는다. 세인고교는 설립자 원동연씨가 쓴 책 두 권을 읽고 감상문을 써 제출하고 진로를 위한 학교 생활계획에 대한 ‘비전 디자인’이라는 글을 작성하게 한다. 인성검사 등을 활용하는 학교도 있다. 두레자연고교는 인성검사를 전형과정에 포함시켜 10%정도 반영한다. 양업고교의 2차 전형에서는 마이어브릭스 성격진단(MBTI) 검사와 다면적 인성검사(MMPI)를 치르고 학부모는 마이어브릭스 성격진단 검사에 응해야 한다. 영산성지고교도 다면적 인성검사(MMPI) 결과를 30% 반영한다. 대안학교 전형의 특색은 학부모도 학생과 마찬가지로 선발 전형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류전형 때부터 학부모 몫의 자기소개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달구벌고교, 이우고교, 전인고교, 팔렬고교, 산청간디학교 등이 학부모 자기소개서를 20~30%까지 서류전형 점수에 반영한다. 전인고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작성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1차 서류 전형에서 학부모 자기소개서를 받지 않는 학교도 2차 면접 전형에서는 대부분 학부모 면접에 큰 비중을 둔다. 산청간디학교 박기원 교장은 “대안학교는 학생이나 부모 어느 한쪽의 고집으로 올 수 있는 학교가 아니다”며 “학생과 학부모가 대안교육에 대해 똑같은 의지를 갖고 있어야 입학해서도 순탄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새터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를 연 한겨레학교는 수시로 전형을 실시하는데 월 1회 정도 신청자들에 한해 면접전형이 열린다. 일반학교 부적응 학생도 별도로 뽑고 있으며 전화로 문의하면 면접전형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현재 달구벌고교와 산마을고교는 2007년 전학생과 편입학생을 모집 중이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대안학교 ‘저력’ 주목하는 대학 늘어 대입 특별전형 선발 비중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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