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남/〈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일하는 엄마의 야무진 교육법> 저자
보통엄마 별난엄마
방학이 또 돌아왔다. 벌써 일곱 번째 맞는 방학인데도, 방학은 늘 그렇듯 부담스럽다. 더운 날씨에 좁은 공간에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서 서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걱정이요, 한창 크는 때라 뒤돌아서면 배고프다며 먹을 것을 찾아대는 아이들 입막음하려 주방에서 동동거려야 할 일도 걱정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 사소한 걱정일 뿐, 제일 큰 걱정거리는 정작 따로 있다.
“우리 반 누구는 캐나다로 어학연수 가고, 누구는 미국으로 간대. 우리는 어디 안 가?”
“엄마, 우리도 해외여행 한 번만 가보자. 몇 동 사는 누구도 누나랑 미국 친척집에 벌써 벌써 가서 서머 스쿨 다니고 있다는데, 맨날 우리만 이게 뭐야?”
방학마다 듣는 이야기라 흘려들을 수도 있으련만,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들을 때마다 마음이 늘 편치 않다. 나도 자식새끼 한 번 잘 키워 보겠다고 발버둥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줌마인데, 난들 왜 남들 다 보내는 해외연수 한 번 안 보내고 싶을까? 해마다 해외연수 가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라는데, 남편의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한 달 한 달 근근이 버티는 내겐 아이 둘 어학캠프 보내는 건 그저 그림의 떡이다.
그런데 이번 방학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아이들 교육은 관심사 밖인 남편조차 거든다. 같은 부서 부장은 학기 중 학원 안 보내고 그 돈 모았다가 어학캠프 보내는데 효과 만점이란다고, 무슨 배짱으로 애들 해외연수 한 번 안 내보내고 버티고 있냐고 묻는다. 이제부터 매달 얼마씩 따로 돈 모아서 우리도 내년부터는 미국 친구 집에 보내자고. 아이들끼리 보내도 항공사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데려다 주는 서비스도 있으니 걱정할 것 하나 없다면서.
안다, 나도 안다. 하루 종일 영어만 쓰면서 한두 달 있으면 영어가 부쩍 느는 거, 그리고 북적북적 좁은 땅에서 헉헉거리며 살다가 다른 나라에 가서 이것저것 경험하다 보면, 딱히 영어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보고 배우고 느끼는 것이 많으리라는 것을.
하지만 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 이것조차 재주 없는 여우가 따먹지 못한 포도를 두고 하는 변명이라 할지언정,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똥고집’이라고 비웃을지언정, 간이 배 밖으로 나와 ‘무식이 용감’이라고 할지언정.
‘좁은 땅덩어리’라 우습게 여기고 무시하는 내 나라 땅조차도 제대로 모르면서 해외여행은 무슨 해외여행이냐고, 어학연수 안 가도 영어공부 할 녀석들은 다 한다고…. 이렇게 말하면서도 씁쓸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임명남/〈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일하는 엄마의 야무진 교육법> 저자
흥! 외국 안가도 영어 잘할 수 있어!
임명남/〈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일하는 엄마의 야무진 교육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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