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내 대화 부족은 인성교육 부재로 이어진다. 관용과 끈기, 이해심 등을 다룬 책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된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주의 교육테마 /
참을성이 없다, 배려할 줄 모른다, 인사할 줄 모르고 버릇이 없다, 절제할 줄 모른다, 스스로 하지 못한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느끼는 불만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들이다. 최근 이런 하소연을 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학습능력만 강조되는 교육 풍토에 비춰보면 이런 현상은 어쩌면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기도 하다. 게다가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와 인터넷 채팅 등에 빠져 있는 시간이 많은 요즘 학생들은 주변과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해나가는 일에 서툰 경우가 많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4·5·6학년 초등학생 43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 초등학생의 생활 및 문화실태 분석 연구’를 보면 초등학생들의 경우 부모와 거의 대화를 하지 않는 경우(어머니 19.8%, 아버지 30.9%)가 상당 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중학교나 고등학교 시기로 이어진다. 한국교육개발원의 또다른 연구 자료를 보면 중·고생은 평일이나 공휴일 여가시간을 주로 컴퓨터 게임이나 전자오락(평일 61.6%, 공휴일 55.9%)으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또래와의 교류조차 제대로 이뤄지고 않고 있다. 40.6%의 중·고생이 부모와 전혀 대화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부모나 교사, 또래집단과의 사이에서 빚어지는 의사소통의 단절은 인성교육의 부재로 이어진다.
<함께하는 교육>은 여름방학을 맞아 각 가정에 ‘마음학교’를 세우자고 제안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인성교육의 문제들을 책을 통해 고민하는 것이다. 때마침 인성교육과 관련한 책들이 여러 권 출간됐다. 다음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을 만한 책들이다.
초·중생에 필요한 품성 26가지
◆ <마음학교>(루이스 비 웰던, 앤 디 매더 지음. 정다운 이정민 옮김. 삼성출판사)
‘성실’, ‘관용’, ‘리더십’ 등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품성 26가지를 생활 속 이야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한 책이다. 지은이 루이스 비 웰던은 어린이 인권운동가로 아동학대 방지 교육, 인디언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벌이는 과정에서 인성수업을 했던 경험을 책으로 엮어냈다.
책은 각각의 품성을 하나의 장으로 구성했다. 각 장은 몇개의 짧은 이야기로 이뤄져 있다. 예를 들면 ‘나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자존감’이라고 설명하면서, 안경잡이라고 놀림을 당한 모니카의 얘기를 들려준다. 모니카는 친구들의 놀림에 아빠에게 안경을 안 쓰겠다며 화를 내지만, 곧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서울교대 곽노의 교수는 “제아무리 보석 같은 교훈이라도 어른의 목소리로 전하면 ‘잔소리’로 전락하고 말지만, 이 책은 아이들이 직접 쓴 일기 같은 이야기로 구성돼 있어 마치 자신의 일기 같은 이야기를 통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배종학 서울 신답초등학교 교장은 “번역서라고 해서 반신반의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어쩜 이렇게 우리 아이들의 생활과 똑같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끈기 어떻게 배울수 있을까
◆ <어린이를 위한 끈기>(김경민 지음, 추덕영 그림) <어린이를 위한 배려>(한상복 원작, 전지은 지음, 김성신 그림) <어린이를 위한 화해>(전지은 지음, 김성신 그림) 위즈덤하우스
위즈덤하우스가 인성·품성 교육과 관련한 주제로 지난해부터 펴내고 있는 시리즈물이다. 가장 최근에 출간된 <어린이를 위한 끈기>는 출판사 쪽에서 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책을 기획안 박희영 아동담당 편집장은 “조사 결과 끈기나 자율, 절제, 약속, 존중과 같은 품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 시리즈물의 특징은 각각의 주제를 동화를 통해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어린이를 위한 끈기>의 경우 초등학교 5학년인 ‘나태한’군이 주인공이다. 성품이 게을러서 주변에서 핀잔을 많이 듣는 그는 강아지를 좋아해서 ‘끈기 키우기’에 도전하게 된다. 강아지를 기르는 얘기를 통해 끈기를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를 책을 말하고 있다.
만화로 읽는 어린이 심리학
◆ <어린이를 위한 심리학>(박현진 지음, 윤정주 그림. 천둥거인)
3권으로 구성된 만화시리즈물이다. 1권 <나 좀 내버려 둬!>(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는 화, 무서움, 좌절감, 불안, 긴장감, 짜증, 죄책감, 상실감 등 8가지 감정을, 2권 <왜 나만 미워해!>(복잡한 감정 이해하기)은 차이, 열등감, 질투감, 주도권, 다툼 등 더불어 살아가면서 생길 수 있는 복잡한 감정을, 3권 <대화가 필요해!>(평화를 가져오는 대화법)은 내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대화 방법’을 소개한다.
화해하고 싶은데 잘 안돼…
◆ <아빠, 내 마음이 왜 그래?>(이민식 지음, 세이홍 그림. 다산어린이)
이 책은 심리학자인 아빠가 쓴 ‘초등학생을 위한 심리학 편지’다. 초등학생이 가장 고민하는 30가지 심리문제를 다뤘다. 심리상담전문가이자 ‘대화와 마음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실제 초등학생과 중학생 두 아들을 키우면서 부모로서 고민했던 경험을 책에 녹였다고 밝혔다. ‘화해하고 싶은데 잘 안 될 때’, ‘가슴이 두근두근 떨릴 때’ 등 초등학생의 최대 고민거리 30가지를 유형별로 정리해 해결책을 소개한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 바로잡습니다 8월6일치 <함께하는 교육> 11면에 실린 ‘수능 D-100일 성공학습법’의 기사 내용 가운데 ‘서강대 우선 선발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은 경제학부·경영학부의 경우 ‘언어 29.4% + 수리(‘나’형) 35.3% + 외국어 35.3%’이고, 기타 인문계는 ‘언어 35.3% + 수리(‘나’형) 29.4% + 외국어 35.3%’이기에 이를 바로잡습니다.
마음학교
어린이를 위한 끈기
나 좀 내버려 둬!
아빠, 내마음이 왜 그래?
교육과 훈련을 통해 길러야 할 대표적인 인성(또는 품성)
■ 바로잡습니다 8월6일치 <함께하는 교육> 11면에 실린 ‘수능 D-100일 성공학습법’의 기사 내용 가운데 ‘서강대 우선 선발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은 경제학부·경영학부의 경우 ‘언어 29.4% + 수리(‘나’형) 35.3% + 외국어 35.3%’이고, 기타 인문계는 ‘언어 35.3% + 수리(‘나’형) 29.4% + 외국어 35.3%’이기에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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